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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WIDE] 경기도박물관 58.8% '위대한 유산'… 예산·수장고 부족 '한계'

구민주
구민주 기자 kumj@kyeongin.com
입력 2023-07-02 20:21 수정 2023-07-02 20:29

문화예술 분야 선순환 '기증의 중요성'

와이드 미술 기증문화(문체부) (7)
동산(東山) 박주환 컬렉션, 이건희 컬렉션 등 개인이 수집한 미술품을 기증해 대중들에게 선보이는 사례가 문화예술 분야 전반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는 가운데 수장고 포화와 예산 문제가 장벽으로 다가오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사진은 2일 오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진행중인 '동녘에서 거닐다: 동산 박주환 컬렉션 특별전'의 모습. 2023.7.2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기증의사를 밝힌 작품이나 유물이 모두 실제 기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심의위원회에서 작품 또는 유물에 대한 심의와 가격 심의 등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기증을 확정하게 된다.

경기도미술관의 경우 기증 미술품은 현재 기준 692점으로 전체 미술품 가운데 24%의 비중을 차지하며, 실학박물관은 622점(약 25% 비중)을 기증받았다. 경기도박물관은 기증유물이 가지는 비중이 상당히 높은데, 1만1천257건으로 전체 유물 가운데 58.8%를 차지하며 절반을 훌쩍 넘겼다. 

전체 유물 절반이상 1만1257건 차지
실학박물관·道미술관 25·24% 달해

도박물관의 경우 40여 개의 문중으로부터 한 번에 또는 여러 차례에 걸쳐 많은 유물을 기증받았다. 경기지역에 사대부의 후손들이 많은 데다, 박물관에서 문중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가져가며 기증자들에 대한 예우를 다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받은 기증품의 면면도 훌륭하다. 이경석 궤장 및 사궤장 연회도와 같은 보물로 지정된 유물을 기증한 경우도 있고, 정몽주·조영복 초상처럼 기증된 이후 보물이 된 유물도 있다. 보물이 될 만한 가치 있는 유물도 다수다.

와이드 미술 기증문화(문체부) (7)
동산(東山) 박주환 컬렉션, 이건희 컬렉션 등 개인이 수집한 미술품을 기증해 대중들에게 선보이는 사례가 문화예술 분야 전반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는 가운데 수장고 포화와 예산 문제가 장벽으로 다가오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사진은 2일 오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진행중인 '동녘에서 거닐다: 동산 박주환 컬렉션 특별전'의 모습. 2023.7.2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김기섭 경기도박물관장은 "박물관에서 기증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박물관에 기증 유물이 많다는 것은 후원가들이 많다는 것과 같다"면서 "기증정신이 손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고, 그것은 학예사들 모두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증문화를 가로막는 요소들은 존재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기증받은 작품이나 유물을 보관하고 관리할 수장고가 가득 찼다는 것(2021년 4월30일자 1·3면 보도=[경인 WIDE]이건희 컬렉션 '그림의 떡'…경기도에 와도 둘 곳 없다)이다.

경기도박물관과 경기도미술관은 이미 수장고가 포화상태를 넘긴 지 오래고, 다른 뮤지엄들 역시 포화위기의 상황에 놓여있다. 실제 몇 년 사이 좋은 작품의 기증 의사가 경기도미술관에 전달된 적이 있었지만, 수장고 부족으로 결국 다른 지역 미술관에 기증이 넘어간 사례도 있다.

올해 소장품 수집 예산 '0원' 걸림돌
보관소 포화상태에 타지역 넘기기도
들쑥날쑥한 예산도 문제다. 아무 조건 없는 기증도 있지만, 보통 기증을 받으면 기증보상금을 통해 작품과 유물의 평가 금액 일부를 전달하며 감사의 뜻을 보인다. 이는 따로 예산 항목을 세우기가 어려워 소장품 수집 예산 내에서 이뤄지는데, 올해 소장품 수집 예산은 한 푼도 없는 실정이다.

와이드 미술 기증문화(문체부) (7)
동산(東山) 박주환 컬렉션, 이건희 컬렉션 등 개인이 수집한 미술품을 기증해 대중들에게 선보이는 사례가 문화예술 분야 전반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는 가운데 수장고 포화와 예산 문제가 장벽으로 다가오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사진은 2일 오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진행중인 '동녘에서 거닐다: 동산 박주환 컬렉션 특별전'의 모습. 2023.7.2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경기문화재단 산하의 7개 뮤지엄들이 소장품 구입 예산비용을 나눠서 쓰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5년간 5억에서 15억 사이를 오가던 예산이 한순간 0원이 되며 기증품은 물론 새로운 작품과 유물마저도 소장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또 기증을 받는다는 것은 단순히 유물과 작품을 수장고에만 넣어두는 것이 아니다. 이를 보존하고 연구하며, 전시로 또 학술적으로 꾸준히 다뤄야 하기 때문에 학예연구사의 필요성 역시 강조된다.

안미희 경기도미술관장은 "미술관의 정체성과 연구하고자 하는 작품들을 기증받아야 하는데,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미술관의 인지도이고 신뢰도를 나타내는 것"이라며 "작품을 돈으로만 산다기 보다, 정말 중요한 작가의 작품이 기증돼 이를 토대로 보존되고 지속해서 연구가 이뤄지는 문화가 정착되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이다"고 강조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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