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식용 금지법 관련 일러스트. /경인일보DB |
초복을 앞두고 불법 개 도살 문제가 불거지면서 당국이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경기도 내 동물 번식장에서는 학대 행위가 버젓이 이뤄지고 있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10일 동물보호단체 '코리안독스'에 따르면 용인시 처인구의 한 도로 인근 특정 장소에서 지난 3일부터 3일간 개들이 반복적으로 버려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푸들과 말티즈 등 모두 품종 견들로 번식장에서 버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현재 보호시설에 맡겨진 개만 15마리에 달하는 가운데 관련 제보가 계속 접수되고 있어 모두 20마리 이상이 유기된 것으로 추정된다.
버려진 유기견들은 대개 노령에 젖이 늘어져 있거나 일부는 머리에 표식이 칠해져 있는 등 번식장에서 길러진 흔적이 역력했다. 이 중 한 마리는 '로드킬'을 당한 채 발견돼 도로 위 추가 사고 위험을 낳기도 했다. 상황을 접수한 용인시와 경찰은 현장과 CCTV를 확인해 유기견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용인 특정 장소에 반복적 유기
남양주서도 300마리 불법유통
허가된 영업장도 학대 버젓이
이에 앞서 지난달 남양주시에서도 품종 견 300여마리를 유통한 불법 번식장이 적발돼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해당 번식장은 이미 1년 전 적발됐던 전력이 있음에도 몰래 운영하다가 동물보호단체에 재차 발각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불법적인 개 학대 행위가 거듭 지적되는데도 도내 곳곳에 있는 동물 번식장과 도살장에서의 학대 행위는 꾸준히 드러나고 있다. 실제 지난 3월 양평의 한 주택에서는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아사시킨 개 1천256마리가 발견돼 충격을 준 바 있다.
이를 계기로 경기도특별사법경찰단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으며, 복날을 앞두고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관련법상 허가된 영업장에서조차 학대가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보니 번식업 자체를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리안독스 관계자는 "법적으로 허가된 번식업장이라 해도 시장에서 선택되지 못한다는 이유로 불법 유기되는 경우가 여전히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국 31개 동물단체 등은 지난 주말 서울에서 초복을 앞두고 '개 식용 종식 촉구 집회'를 열고 개 식용 산업 관련 불법행위를 단속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같은 시간 맞은 편 대한육견협회도 기자회견을 열고 식용 개 사육과 유통은 합법이라며 자영업자 '생존권'을 주장하는 등 첨예하게 맞붙었다.
/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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