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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한중 관계 냉각기' 도시외교 나선 인천시

박현주
박현주 기자 phj@kyeongin.com
입력 2023-07-10 20:35 수정 2023-07-10 21:04

외교·안보 이슈 '완충 역할'… 경제 타격 최소화 다변화 전략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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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달 29일 중국 톈진시 영빈관에서 천민얼 톈진 당서기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23.6.29 /인천시 제공
 

중국은 미국과 더불어 G2(Group of 2)로 세계 경제 주도권은 물론, 정치적 패권 다툼을 이어나가면서 중간에 놓인 우리나라의 불확실성도 한층 커지고 있다. 한국은 최대 수출국 중국과 혈맹인 미국 사이에서 민감한 정세 속 선택의 기로에 놓일 때가 많은데, 도시 간 교류는 이 같은 문제에서 벗어난 완충 기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 제언이다.


지난달 학술 교류를 위해 중국 톈진시를 방문한 김수한 인천연구원 경제환경연구부 연구위원은 한중 관계가 각종 갈등에 민감하지만, 도시 간 교류가 이를 완충하고 빠르게 회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김수한 연구위원은 "동북공정, 사드 사태 직후 도시 간 결연, 교류 비중은 급격하게 떨어졌다"면서도 "이후 관계를 회복하는 시기에는 도시 외교가 국가 외교보다 활성화하면서 더욱 빠르게 관계를 회복하는 완충 기제로서 역할을 했다"고 했다.


中 소극적 도시외교서 변화 분위기
지방정부에 교류 활성화 역할 부여


중국이 한동안 도시 외교에 소극적 태도를 견지했지만, 최근 관련 연구와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내부 분위기가 전향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은 시진핑 집권 이후 당정 일치, 중앙 집권화에 집중하면서 도시 외교가 약화하는 흐름을 보여왔다.

그러나 지난달 인천연구원과 톈진사회과학원이 공동으로 연 '동아시아 문호도시 정책포럼'에서는 왕푸캉 중국 외교부 대사가 지방정부 간 교류 범위를 더욱 확장하기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강조하는 등 이전과 사뭇 다른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유정복인천시장 하계 다보스포럼 참석
유정복 인천시장(사진 가운데)이 지난달 27일 중국 톈진시 메이장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유정복 시장은 이날 세계경제포럼 세계경제지도자비공식모임과 세션 토론회 등에 참여했다. 2023.6.27 /인천시 제공

김 연구위원은 "중국이 최근 몇 년간 도시 외교라는 명칭을 거버넌스, 국제 교류 등 다른 용어로 바꿔 불렀는데 도시 외교를 반복해서 언급한 것은 미·중 간 전략 경쟁 속에서 미국에 의한 국제적 고립을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풀이된다"며 "중국 정부가 국제 교류 활성화를 위해 도시, 지방정부에 정확한 역할을 부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시 외교가 관계 구축에 그치지 않고 투자유치 등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대(對)중국 도시 외교가 지속해서 이어지도록 제도권 내에서 소통 창구를 구축하고 지역사회에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도록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대중수출 특정품목 편중 해소 시급
지역별로 발전단계 달라 분석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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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중국 톈진시 톈진항에서 수출용 컨테이너를 실은 무인이송장비가 이동하고 있다. 톈진항은 첨단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항만으로 지난해 기준 2천100만TEU를 처리했다. 2023.6.29 중국 톈진/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특히 인천은 중국과 교역이 큰 영향을 차지하는 도시로 수출 의존도가 약 30%를 차지하는데, 대중 수출이 특정 품목에 치우쳐 있는 문제를 해소하는 게 시급하다. 중국 내 소비 구조 변화나 경제 보복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인천 대중 수출 품목은 반도체가 62.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다음은 비누 치약 등 화장품 8%, 석유화학 중간원료 5.7%, 기초유분 2.3%, 석유제품 1.7%, 철강판 1.7% 등 순이었다. 2012년 자동차부품과 기초유분이 각각 7.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특정 품목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게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현태 인천대학교 중어중국학과 교수는 "반도체 수출이 흔들리면 대중국 수출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며 "중국 내에서 한국 화장품이나 식료품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어서 신규 소비재를 발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중국은 지역별 발전 단계, 소비 성향, 소득 수준이 다르다는 점에서 각 특성을 면밀히 분석한 비즈니스 도시 외교가 필요하다"며 "중국의 중요성은 여전히 크지만 여러 불확실성을 염두에 뒀을 땐 지자체가 대중국 의존도를 낮춰 다변화하는 전략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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