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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Pick] 시범운영 '판타G버스' 타보다

신현정
신현정 기자 god@kyeongin.com
입력 2023-07-17 20:57 수정 2023-08-29 20:24

'차원이 다른 판교' 국내 첫 자율주행 '대중교통 등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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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국내 최초 대중교통 서비스 '판타G버스'가 17일 오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일대에서 시범 운행을 하고 있다. 사진은 자율주행 중인 버스 내부에 설치된 모니터 모습. 2023.7.17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자율주행을 시작합니다
17일 오후 국내 첫 자율협력주행버스인 '판타G버스'가 성남시 수정구 경기기업성장센터를 출발하자, 버스 내부에 이 같은 음성이 흘러나왔다.

운전석에 앉은 기사의 두 손은 핸들이 아닌 무릎 위에 있었지만, 판타G버스는 부드럽게 커브길인 내리막길을 내달렸다. 버스가 주행하는 차선에 맞춰 핸들이 돌아가고 시시각각 바뀌는 신호에 맞춰 움직였다.

판타G버스가 시범 구간인 5.9㎞를 운행하는 동안 빨간색으로 신호가 바뀌자, 운전기사의 개입 없이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고 앞차와의 적정거리를 유지하며 시속 40㎞ 내외에서 속도도 조절했다. 우회전 도로 위 횡단보도에 들어서자, 별도의 제어 없이 판타G버스는 스스로 일단 멈췄다.

최근 바뀐 우회전 신호법이 적용됐기 때문인데 뒤늦게 우산 쓴 도민이 횡단보도에 진입했지만, 버스는 잠시 기다렸다가 도민이 횡단보도 밖을 아예 벗어난 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번에 여러 차선을 움직여야 하는 경우 운전기사가 핸들을 잡는데 이럴 경우 '수동 운행 중'으로, 다시 운전기사가 핸들 왼쪽에 있는 자율주행 버튼을 누르자 자율주행 운행으로 전환됐다.

이러한 모습은 버스 내부에 설치된 운전석을 비춘 화면을 통해 현재 자율주행인지, 수동주행인지 탑승객도 알 수 있게 해놨다.

총 2대의 판타G버스는 하루 24회 운행하며 시범 운영 기간에는 '무료'다.

판교 제2테크노밸리와 판교역 등 모두 9개의 정거장을 지나며 판교 제2테크노밸리의 열악한 교통 인프라를 보완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날 도민들도 첫 모습을 드러낸 판교G버스에 관심을 보였다.

판교G버스가 정류장에 정차하자, 한 도민은 "판교역도 가나요?"라고 물어본 뒤 탑승했고 운행을 준비 중인 버스에 다가와 언제 출발하는지 등을 물어보는 이들도 있었다.

 

운전석 앉은 기사 '양손 무릎 위'
하루 24회 9개 정거장 시속 40㎞로

관제센터 정보 받아 안전성 증가
연말까지… 유료화·확대 등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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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자율협력주행버스 '판타G버스'를 비롯해 자율주행차량에 도로 정보 등을 공유하는 '경기도 자율주행통합관제센터' 모습. /신현정 기자 god@kyeongin.com

한 단계 도약한 경기도 자율주행기술
기존 자율주행차량의 한계를 보완한 자율협력주행버스인 판타G버스가 일반 도민 대상 '대중교통'으로서 국내 최초 자율주행 실증단지인 판교에서 첫발을 뗐다.

판타G버스는 에디슨모터스사의 상용 저상 전기버스를 자율협력 주행이 가능하도록 개조한 차량인데, 지난해 차량 개조를 완료하고 올해 2월 화성 자동차연구원 케이시티(K-city) 자율주행시험장에서 주행시험을 통해 임시운행허가를 따냈다.

더욱이 판타G버스에는 '제로셔틀' 등을 비롯해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융기원)의 자율주행기술이 총동원됐는데, 관광 등이 아닌 대중교통수단으로 일반 도심지역 운행에 나선 자율협력주행은 이번이 국내 최초다. 김동연 지사가 그간 미래 먹거리 3대 산업 중 하나로 강조한 '미래차'가 이날 첫선을 보인 셈이다.

특히 판타G버스는 기존 자율주행차량 한계를 보완한 '자율협력주행'을 기반으로 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기존 자율주행차량은 카메라 등 자체 센서에만 기대 미국에서는 사망사고도 발생했는데, 자율협력주행은 도로 인프라 정보 공유가 가능한 통신환경을 갖춘 통합관제센터인 경기도 자율주행센터 등으로부터 도로 정보를 받아 스스로 위험 상황을 감지하는 기술을 탑재해 안전성을 높였다.

이처럼 자율주행 등 미래산업 특성상 과감한 투자를 기반으로 선도적으로 추진해야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데 아직 판타G버스 운행 대수는 2대에 그친다. 시범 운영 역시 연말까지로 예상되는데 유료화나 확대 여부는 미정인 상황으로 경기도는 시범 운영을 통해 도민 의견을 수렴해 추후 상황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판타G버스 (6)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판타G버스'가 17일 오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일대에서 시범 운행을 하고 있다. 2023.7.17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자율주행 대중교통의 '초석'"
이날 판타G버스 차고지에서 만난 임경일 경기도자율주행센터장은 첫 시범 운영을 시작한 판타G버스에 대해 "기존에는 도로에 나가기 전 시연이나 행사용으로만 운행하다가, 오늘부터 처음 일반 도민을 대상으로 대중교통수단으로서 다가간다"며 "판타G버스는 아직 자율주행이 낯선 도민들에게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해 수용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판타G버스가 도로 위를 달리기까지 우여곡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유사한 노선을 운행 중인 기존 운송사업자들의 반발이 있었고 판타G버스를 운행할 기사를 구하기도 쉽지 않았던 것.

임 센터장은 "판타G버스 시범 운영 전까지 많은 간담회를 진행했다. 유사한 노선을 운행하고 있는 기존 운송사업자 입장에서는 반감이 들 수도 있기에 이를 풀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임 센터장은 판타G버스 시범 운영을 통해 지속가능한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임 센터장은 "경기도는 다른 지자체와 달리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이번 판타G버스 시범 운영으로 자율주행 상용화를 촉진하고 대중교통 노선을 접목해 자율협력주행의 초석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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