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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정약용 모습은 어땠을까?… 국립민속박물관 '하피첩 특별전'

이종태
이종태 기자 dolsaem@kyeongin.com
입력 2023-07-27 14:09 수정 2023-07-27 18:01

파주수장고 개관 2주년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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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피첩1첩 : 부모에 대한 효도(孝)와 형제에 대한 우애(弟)는 사람다움(仁)을 실천하는 근본이다.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국립민속박물관은 파주 개방형 수장고 개관 2주년을 맞아 다음 달 1일부터 20일까지 다산 정약용의 '하피첩(霞 피:수건 건변에 가죽 피 帖)' 특별전을 개최한다.

하피첩은 한 집안의 가장이자 사랑하는 자녀를 둔 아버지로서 정약용이 유배 중 자식들에게 평생 교훈이 되는 내용을 담아 총 4첩으로 만들었으나, 현재는 3첩만이 전해지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2015년 '하피첩'을 구해 다음 해 5~6월 특별전에서 처음 원본을 공개한 후 이번 파주 수장고에서 두 번째 일반에 선보인다.

# 노을빛(霞) 치마(帔)로 만든 서첩(帖)



2010년 보물로 지정된 '하피첩'은 조선 후기의 대표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 1762~1836)이 천주교 박해 사건에 연루돼 1801~1818년 전라도 강진에서 유배 생활을 하던 기간(1810년)에 만든 서첩으로, 한 집안의 가장이자 사랑하는 자녀를 둔 아버지로서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다.

당시 정약용 부인 홍 씨는 애달픈 마음을 담아 시집 올 때 가져온 '노을빛 치마'를 남편 정약용에게 보냈고, 정약용은 이 치마를 잘라 서첩 형태로 만든 후 아들인 학연(學淵 1783~1859)과 학유(學遊 1786~1855)에게 당부의 말을 적어 하피첩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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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피첩 2첩 : 공경하는 마음(敬)으로 내면을 바르게(直) 하고, 정의로운 자세(義)로 행동을 반듯하게(方) 해야 한다.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 자식들에게 전하는 아버지 정약용의 애틋한 마음

정약용은 유배 중인 자신의 처지를 고려해 폐족(廢族)의 자손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며, 몸과 마음가짐은 어떻게 가져야 하고,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가 등을 간곡한 글로 전하고 있다.

1첩에서는 가족공동체와 결속하며 소양을 기르고(孝弟爲行仁之本), 2첩은 자아 확립을 통해 몸과 마음을 닦아 근검하게 살며(敬直義方), 3첩은 학문과 처세술을 익혀 훗날을 대비하도록 당부하는 내용(汝等知此, 姑緩鑽硏之工, 首務矜持之業)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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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피첩3첩 : 너희는 깊이 탐구하는 공부를 잠시 늦추고, 우선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는 공부에 힘쓰도록 하라.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김종대 국립민속박물관장은 "하피첩에는 시대를 뛰어넘은 부모의 사랑과 가르침이 담겨있고, 전시기간에 정약용 선생의 탄신일(음력 6월16일)이 포함돼 더욱 의미가 있다"면서 "여름방학을 맞이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관람객들에게 사랑과 가르침의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자료의 안전한 보존·관리를 위해 8월 1~13일 원본을 전시한 후 복제본으로 교체할 예정이며, 관람객들은 '하피첩' QR코드를 휴대전화로 촬영하면 원본 파일을 소장할 수 있다. 

파주/이종태기자 dolsae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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