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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수급 못할판… 태장고 하키부 '빨간불'

김형욱
김형욱 기자 uk@kyeongin.com
입력 2023-07-30 21:03

경기도 여자 고등부 하키의 명맥을 지켜오던 수원 태장고 하키부가 위기에 처했다. 수원 매원중 하키부가 사실상 운영되지 못하면서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어 내년에 대회 출전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30일 태장고 하키부에 따르면 올해 3학년들이 졸업하면 인원이 부족해 내년 정식 대회에 나설 수 없다.

태장고 하키부에서는 학교 동아리라도 만들어 선수를 수급한다는 계획이지만 정상적인 훈련을 받지 못한 선수들로 엔트리를 구성해 대회에 나간다고 해도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여주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타 시·도에서 선수를 수급하기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런 상황이 발생한 건 매원중 하키부가 정상적인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매원중 하키부 지도자가 과거 불미스러운 일로 조사를 받게 된 것이 시발점이었다.



지도자는 학교를 떠났고 이후 새로운 지도자가 부임해 팀이 운영돼야 했지만, 학교 측에서 하키부 운영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서 하키부는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남아있던 선수들도 운동을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매원중 운영 차질에 여파 번져
내년 신입생 모집 불가능 전망
市협회·道교육청 해법은 아직


상황이 이렇자 충격의 여파는 태장고로 왔다. 매원중 하키부에서 태장고 하키부로 진학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지만, 현 상태라면 내년 신입생 모집은 불가능하다.

김철수 태장고 하키부 감독은 "한국 여자 하키가 버틸 수 있는 것은 태장고와 몇몇 사립학교가 있기 때문"이라며 "1학년과 2학년들은 앞으로 갈 길이 어떻게 될지 몰라 너무 힘들어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태장고는 힘을 내고 있다. 올해 열렸던 제66회 전국종별하키대회 여자 고등부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제34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중고하키대회 여자 고등부에서 준우승의 성과를 냈다. 선수가 넉넉하지 않아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이뤄낸 결과다.

학부모들도 애가 탄다. 태장고 하키부 3학년 학생의 학부모인 A씨는 "3학년들과 같이 뛰고 있는 1, 2학년들이 진학 문제 등으로 너무 불안해하고 있다"며 "육체적으로도 힘든데 정신적으로도 엄청 힘들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체육하는 아이들도 학교의 지도와 관리가 필요한데 아이들은 외면받았다는 느낌을 받는 것 같다"고 했다.

그동안 수원시하키협회와 경기도교육청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해 매원중을 설득하고 인근 중학교에 새롭게 하키부를 창단하려는 시도를 했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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