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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머니 유치' 번번이 무산… 중동 투자성향 면밀 분석부터

이현준·박현주
이현준·박현주 기자 uplhj@kyeongin.com
입력 2023-08-01 20:40

인천시 '뉴홍콩시티 현실화 구상'

'에잇시티' '검단스마트시티' 등 중동 오일머니를 활용한 개발사업의 좌초 경험이 있는 인천시가 또다시 오일머니 유치에 나섰다. 인천시·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최근 아부다비투자청 관계자와 만난 자리에서 강화도 남단 '페라리 월드' 조성, 바이오 스타트업 투자 펀드, 해상풍력 사업 등에 투자해줄 것을 요청했다.

'뉴홍콩시티 프로젝트'와 같은 역점 사업을 현실화하는 방안으로 삼겠다는 게 인천시 구상인데, 투자 유치를 위해선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의 투자 성향에 맞춘 사업계획을 신중히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시는 지난 2016년 1월 두바이 국영기업 스마트시티사(社)와 '검단 스마트시티' 건설을 위한 MOA를 맺었다. 당시 대규모 중동 자본을 유치해 검단신도시에 비즈니스·인큐베이션·에듀케이션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하는 스마트시티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사업은 두바이식 창조경영의 대표적 모델로 평가받던 스마트시티를 검단신도시에 접목하기 위한 것으로, 4조~5조원의 중동 오일머니를 유치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토지 매매 조건 등에 대한 접점을 찾는 데 실패했고, 인천시는 그해 11월 협상 종료를 선언했다. 세밀한 분석 없이 대규모 오일머니 유치에 나섰다는 점에서 실패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2013년 무산된 '에잇시티' 개발사업도 중동 오일머니와 관계가 있다. 에잇시티는 300조원이 넘는 사업비를 투입해 인천 용유·무의도 일대를 문화·관광·레저 복합도시로 만드는 내용이었다. 사업비 일부를 중동 자본으로부터 끌어오겠다는 게 시행사 구상이었는데, 이 사업은 결국 무산됐다.

검단스마트시티·에잇시티 '실패'
UAE 등 산업 다각화 관심 많지만
국부펀드 운용목적은 제각각 달라
마스터플랜 '아직' 콘셉트 설정 필요

전문가들은 중동 국가의 투자 성향 등을 분석해 투자 유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투자가 자국의 이익과 연결된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도록 유치 전략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백승훈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위원은 "UAE 등 중동 국가는 산업 다각화에 관심이 많다"며 "산업 다각화를 위한 핵심 기술 확보, 인재 양성 등의 내용이 투자 유치 계획에 연계·포함돼야 관심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손성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프리카중동팀 전문연구원은 "아부다비투자청, 무바달라 등 UAE 국부펀드들은 수익률, 안정성, 자국 산업 발전 등 저마다 운용 목적이 다르다"며 "이런 점을 분석한 후 투자 유치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뉴홍콩시티 프로젝트는 강화도 남단 등에 글로벌 기업과 국제기구를 유치하는 인천시 역점 사업이다. 강화도 남단에 페라리 월드 조성을 요청했는데, 뉴홍콩시티 프로젝트는 아직 마스터플랜이 수립되기 전이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받기 위한 절차도 밟아야 한다. 뉴홍콩시티를 어떤 콘셉트로 개발할 것인지부터 설정한 뒤 그것에 맞게 투자 유치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현준·박현주기자 uplh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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