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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체간 업역 폐지… 건설인 80% "실패"

윤혜경
윤혜경 기자 hyegyung@kyeongin.com
입력 2023-08-08 20:36

종합건설업체는 종합건설만, 전문건설업체는 전문건설만 담당할 수 있었던 '업역 규제'가 폐지된 지 2년이 넘었지만 건설인 10명 중 8명꼴은 해당 제도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17~24일 전국 종합·전문건설업체 기업인 1천14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84.2%가 종합·전문건설업간 상호 시장 진출 허용 제도를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른바 종합·전문건설업간 상호시장진출 허용제도는 건설시장 업역 규제 폐지로도 불린다. 이전과는 다르게 종합건설사가 전문공사도 담당할 수 있고, 전문건설사 역시 종합 건설 공사를 수주 및 시공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지난 2020년 12월 건설산업기본법과 시행령 개정을 통해 실시됐다.

그런데 해당 제도 시행 2년이 넘은 현재, 건설인 10명 중 8명 이상이 이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전문업체 건설인 87.3%가 부정적으로 본 것은 물론, 종합업체 건설인 77%도 이를 좋지 않게 평가했다.



해당 제도를 지속적으로 운용할지에 대한 질문에도 응답자 83.3%는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제도를 더 활성화해야 한다'는 응답은 8.9%,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답은 7.1%로 한 자릿수에 그쳤다.

당초 상호 시장 진출 허용의 취지는 경계를 허물어 산업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었지만, 제도 시행 2년 후인 현재 건설인들 사이에선 '경쟁력이 향상되지 않았다'는 응답이 90%에 달했다. '향상됐다'고 답한 이는 9.4%에 그쳤다. 업역 규제를 폐지한 취지가 달성되지 못한 것이다. 


종합-전문건설업체 상호 진출 2년
지속 운영 여부에 83.3% "폐지를"
산업경쟁력 향상 취지 달성 못해


응답자들은 해당 제도에 따른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전문공사의 시공 자격을 종합건설업체에 부여한 점(29.6%)'을 꼽았다. 이는 전문건설인의 부정적 평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점과도 맞물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어 '전문건설업체의 종합공사 시공 자격을 제한, 전문건설업체의 종합공사 진출을 어렵게 한 점(26.4%)', '입찰 경쟁도가 과도하게 증가한 점(21.8%)' 등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박승국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산업혁신실장은 "정부는 제도에 대한 업계의 평가를 종합·전문건설업체 간의 업역 갈등으로만 판단하지 말고, 해당 제도의 존치 여부를 포함해 종합·전문건설업이 상생할 수 있는 근본적인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그래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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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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