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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 카메라로 오롯이 담은 '사유의 확장'

구민주
구민주 기자 kumj@kyeongin.com
입력 2023-08-09 19:02 수정 2023-08-09 19:15

DMZ Docs 한국·해외경쟁 등 선정작 공개

수카바티
선호빈·나바루 감독의 '수카바티'. /DMZ Docs 제공

오는 9월 14일에 개막하는 제15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해외경쟁 부문과 한국경쟁 부문 선정작을 공개했다.

DMZ Docs 프로그램 선정위원회는 현실을 고발하고 진실을 탐구하는 다큐멘터리 영화의 고유한 미덕과 가치에 충실한 작품을 '국제경쟁'에, 다큐멘터리 영화의 관성에 도전하는 미학적 모험과 새로운 영화적 비전에 전념하는 작품을 '프런티어 경쟁'에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국경쟁 부문의 경우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가 지닌 다양한 문제의식에 주목하는 한편 그 문제를 돌파하는 영화적 노력을 발견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며 "비판적인 카메라의 다양한 논법을 지속해서 탐구해온 성과로서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의 사유를 확장하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 전쟁·난민·사이버 성폭력 등 10개 작품
'한국' 사회적 역할 보여주는 장편 8편·단편 13편
신설 '프런티어' 부문 새 비전 제시 7편 눈길


어두운 밤 어디에도 없는
실뱅 조지 감독의 '어두운 밤: 어디에도 없는' 스틸컷.

우선 국제경쟁 부문에는 전쟁과 난민 같은 국제적 이슈에서부터 사이버 성폭력 등 사회적 문제, 가족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를 담아낸 10편의 작품이 선정됐다.

자신들만의 예술적 비전을 통해 대화와 논쟁의 의제를 던지며 올해 다른 국제영화제에서 많은 화제를 불러모았거나, DMZ Docs를 통해 최초 공개되는 작품들이 골고루 포진해 있다.



벨라루스의 현실을 고발한 작품 '마더랜드'는 군대에서 목숨을 잃은 아들의 진실을 추적하는 어머니와 징병을 앞두고 방황하는 청년들을 따라가면서 전쟁이 일상이 된 사회의 폭력성을 폭로한다.

'어두운 밤: 어디에도 없는'은 아프리카와 유럽의 경계에 있는 스페인 멜리야를 배경으로 이주의 기회를 찾기 위해 도시를 떠돌고 표류하는 이들의 모습을 시적으로 담아냈다. 이 밖에 오랫동안 자신만의 주제를 숙성시킨 각국의 여성 감독들의 성숙한 작품들도 두루 만날 수 있다.

맨 인 블랙
왕빙 감독의 '맨 인 블랙'.

이번에 새롭게 신설된 프런티어에서는 인접 예술 장르와의 융합, 뉴미디어의 발전을 반영해 통념을 깨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7편이 선정됐다.

세계적 거장 왕빙 감독의 신작 '맨 인 블랙'은 중국 체제에 저항한 88세의 작곡가 왕시린이 벌거벗은 채 무대에 올라 자신에게 가해진 박해의 기억을 회고하는 퍼포먼스를 기록한 작품으로 유려하고 대담한 카메라 워크로 칸국제영화제 관객들을 사로잡은 화제작이다.

또 툰스카 빤시티보라꿀 감독의 신작 '담나티오 메모리아이: 기억말살의 역사'가 프런티어 경쟁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한국경쟁 부문에서는 장편 8편과 단편 13편이 선정됐다. 국내 대표 독립다큐멘터리 감독인 김미례 감독의 신작 '열 개의 우물'을 비롯해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의 명맥을 잇는 작품들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가습기 살균제 사건, 세월호 사건, 생리대 유해 물질 논란 등을 담은 작품을 통해 다큐멘터리의 사회적 역할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눈에 띈다.

'그라이아이: 주둔하는 신'으로 주목받은 정여름 감독의 신작 '조용한 선박들'은 극장 상연과 함께 캠프 그리브스에서 열리는 DMZ Docs 비(非)극장 프로그램에서 또 다른 형식으로 감상할 수 있다. 비(非)극장 프로그램은 영화와 다른 매체 간 융합이 활발한 21세기 영화의 경향을 반영하고 담론을 이끌어가기 위해 신설된 섹션이다.

이와 함께 DMZ Docs 인더스트리 지원작인 '오류시장', '수카바티', '애국소녀', '내 몸이 증거다', '푸른 바다의 비밀'도 포함되어 눈길을 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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