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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식지 넓힌 멸종위기종… '흰발농게' 갯벌 보금자리 확장

김주엽
김주엽 기자 kjy86@kyeongin.com
입력 2023-08-20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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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2급이자 인천시 깃대종인 흰발농게가 인천 중구 영종2지구 갯벌에서부터 서구 세어도 인근까지 광범위하게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사진에서 보이는 수많은 작은 흰 점들이 서구 세어도 인근 갯벌에서 발견된 흰발농게다. 2023.8.20 /영종환경연합 제공

인천시 깃대종(Flagship Species)인 흰발농게의 영종도 인근 갯벌 서식지가 점차 넓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영종도 갯벌에서 철새 등을 관찰하는 환경단체 '영종환경연합'은 서구 세어도 인근 갯벌을 조사한 결과, 흰발농게 수만여 마리가 집단으로 관찰됐다고 20일 밝혔다.

몸집 크기가 2.5㎝ 정도로 작은 편인 흰발농게는 연안 습지에서 광범위하게 서식하는데, 우리나라 연안 습지가 계속 매립되면서 개체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

환경부는 2012년 흰발농게를 멸종위기 2급으로 분류했고, 인천시도 2021년 지역 생태계를 대표하는 생물종을 뜻하는 깃대종으로 선정했다.

세어도 인근 수만여 마리 관찰
준설토 공사 등 퇴적 증가 원인

인천 영종도 인근 갯벌은 국내 최대 흰발농게 서식지다.



영종대교 남쪽에 있는 영종2지구 갯벌과 영종대교 북쪽 운염도 일대에서 주로 서식하는 흰발농게가 2.5㎞ 정도 떨어진 서구 세어도 인근 갯벌에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먹이 활동 흔적 등을 고려하면 수십만 마리가 집단 서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영종환경연합 관계자는 설명했다.

흰발농게 서식지가 갈수록 넓어지는 이유는 제2준설토 투기장 호안 공사 등 영종도 주변 해역에 생긴 인공 구조물로 인해 해류가 바뀌면서 모래가 퇴적되는 갯벌이 넓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흰발농게는 모래가 섞인 딱딱한 갯벌에 구멍을 파서 서식하는 습성을 갖고 있다.

영종도 일대에 모래가 덮인 갯벌이 점점 넓어지기 시작하면서 흰발농게가 서식하기 알맞은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해양환경 전문가들 사이에선 영종도 인근 해역의 흰발농게 개체 수와 서식지뿐 아니라 갯벌 퇴적층(모래 등)도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인하대학교 해양과학과 김태원 교수는 "특정 생물의 서식지가 급격히 넓어지면 다른 생물들의 서식 환경은 나빠졌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흰발농게 서식지가 확대되는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주변 해류 흐름이나 퇴적 환경, 다른 종들의 개체 수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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