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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천수협연안공판장에서 서해에서 갓 잡은 꽃게 경매가 열리고 있다. 2023.9.8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로 꽃게 소비가 예년보다 줄었습니다. 우려를 덜기 위해 매일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는 상황입니다."
지난 8일 오전 8시30분께 찾은 인천 중구 인천수산업협동조합 연안공판장. 이달부터 꽃게 금어기가 해제되면서 이곳에서는 매일 꽃게 경매가 이뤄진다. 연안공판장에는 매일 약 40t의 꽃게가 들어오는데, 이곳에서 책정된 경매가격은 꽃게 소비량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인천수협 직원들이 수조에서 꽃게들이 담긴 상자를 꺼내자, 중매인들이 꽃게 상태를 자세히 살피며 경매 가격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경매사가 경매 시작을 알리고, 중매인들은 손가락으로 호가를 표시하며 분주하게 눈치 싸움을 벌였다.
경매 1㎏ 작년 6천~7천원→5천원대
어업인 "매출 30%이상 하락" 한숨
이날 연안공판장에서 팔린 꽃게의 평균 경매 가격은 ㎏당 5천30원이다. 가장 비싸게 팔린 꽃게는 ㎏당 1만원을 넘기도 했지만, 대부분 5천원대에 거래됐다.
지난해의 경우 금어기 해제 직후 평균 6천~7천원 사이에 경매가격이 형성됐지만, 지난달 24일부터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서 중매인들도 가격을 낮게 부르고 있다. 꽃게 소비가 줄어든 탓이다. 금어기 해제 첫 주 동안 팔린 꽃게의 20%만 어시장과 식당에서 소비되고, 나머지는 냉동용으로 저장되고 있다고 한다.
홍병원 인천수협 지도상무는 "어시장이나 식당에서 꽃게 소비가 많으면 경매 가격도 상승하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경매 가격이 낮은 편"이라며 "아직 꽃게의 크기가 작고 껍질도 단단하지 않은 점도 있지만, 오염수 방류로 꽃게를 찾는 사람들이 줄어든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금어기 해제를 앞두고 오염수 방류가 진행되면서, 어업인들도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꽃게잡이 운반선을 운영하는 금호수산 최익수 대표는 "올봄에 조업할 때도 암꽃게의 알이 예년보다 적게 차는 등 상품성이 좋은 편은 아니었는데, 오염수 문제까지 겹치면서 매출이 30% 이상 하락했다"며 "어선 운항에 쓰이는 면세유 가격도 올라 여러모로 악조건이 겹친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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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천수협연안공판장에서 서해에서 갓 잡은 꽃게 경매가 열리고 있다. 2023.9.8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전순환 인천수협 중매인조합장도 "보통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가격이 오르는 만큼 아직은 지켜봐야 하지만, 오염수 때문에 올해 추석은 대목을 기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검출땐 같은 해역 '모든 어종' 폐기
"안전성 관리, 안심하고 구입" 당부
꽃게 소비가 부진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인천수협은 꽃게를 비롯해 인천 앞바다에서 나는 수산물들의 안전성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천수협 연안공판장은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안심 위판장'으로, 해수부 산하 수산물품질관리원에서 수산물 방사능 검사를 매일 진행한다.
전날 오후 3시께 인천 앞바다에서 잡힌 꽃게들이 연안공판장으로 들어오면, 수산물품질관리원에서 꽃게 5㎏을 가져가 방사능 검출 여부를 확인한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3시간 이내로,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통보를 받아야 다음 날 오전에 예정된 경매 준비를 시작한다. 만일 방사능이 검출되면 꽃게는 물론 같은 해역에서 잡힌 모든 어종을 폐기하고 조업을 중단하게 된다.
이환혁 인천수협 정책조정실장은 "추석을 앞두고 인천 수산물의 소비 촉진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위판장에서 거래되는 수산물의 안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만큼 안심하고 구입해달라"고 당부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