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적 문제 등 중대사유 발생"… 이천시, 시립화장시설 건립 중단

12일 이천시청 대회의실에서 김경희 시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4년여 간 추진해오던 시립화장시설 건립을 중대사유로 중단하게 됐다고 발표하고 있다. 2023.9.12 이천/서인범기자[e-mail]

"경기도 감사 결과, 절차적인 문제와 이천시 화장시설건립추진위원회가 주체가 돼 사실상 권한 없는 행정행위 등 중대사유로 인해 부발읍 수정리에 추진 중인 시립화장시설 건립을 중단하겠습니다."

이천시의 시립화장시설(공모명 '기억의 정원') 건립이 4년여 만에 제동이 걸리며 원점에서 재검토된다.

이천시민들 도에 지방재정법 위반 감사 요청

공모 위원회 구속력 없어… 대외적 권한 無

김 시장 이천시립 화장시설 건립 지속 추진

시는 12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수정리 화장시설 건립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절차적 하자 등의 중대사유로 인해 시립화장시설 건립을 강행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며 "송구스럽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시는 관내 화장시설 부재에 따른 주민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2019년부터 시립화장시설 건립을 추진, 2020년 8월 공모를 통해 부발읍 수정리를 후보지로 선정했다. 하지만 접경지인 여주시민들의 반발과 내부적 갈등이 빚어지면서 이천시민 189명이 도에 화장장 설치 관련 지방재정법 위반 여부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다.



이후 도는 지난 7월17일 감사결과를 발표, 행정안전부로부터 투자심사 재검토 통보에도 불구하고 예산을 편성하고 전략환경평가 추진절차 부적정 등 시의 위법·부당 사항이 확인됐다.

또한 최초 입지예정지 공모때 시 화장시설건립추진위원회 명의로 공고했던 사항에 대해 시는 최근 행안부의 유권해석과 3개 법무법인에 법률 자문한 결과 '위원회는 의결에 구속력이 인정되지 않는 자문기구이며, 위원회 자체적으로 입지선정 등 의결사항을 대외적으로 표시할 권한이 없다'는 결론을 회신받았다.

"건립추진위 권한없는 행정행위"
김경희 시장 "시민 불편 최소화"

이에 김경희 시장은 "비록 민선 8기 취임 이전에 이루어진 일이지만 화장시설 부지를 결정함에 있어 이천과 여주시 경계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여주시와 인접한 마을 주민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부족했고 충분한 이해 소통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해 여주시민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힌 점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중대 사유가 발목을 잡는 상황에서 부발읍 수정리 화장시설 건립을 고집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시장은 수정리 주민들의 노력과 희생에 대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지역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면서 "원점에서 최대한 신속하게 대체 방안을 마련·추진해 시민들의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 재추진 방법과 지역 선정 등의 추진사항은 별도로 발표하겠다"고 했다.

이천/서인범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