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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9회 인천이중언어연극제' 신승일 조직위원장

김성호
김성호 기자 ksh96@kyeongin.com
입력 2023-09-18 18:57

"똑같은 작품, 두 개의 언어… 다른 문화 이해하는 기회로"

신승일 예술감독
신승일 인천이중언어연극제 조직위원장. /경인일보DB

제9회 인천이중언어연극제가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인천 문학시어터와 작은극장돌체에서 열린다.

이중언어연극제는 한 개의 희곡을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극단이 각각의 언어로 작품을 만들어 무대에 올리며 각각의 언어를 쓰는 이민자, 다문화 커뮤니티가 서로 어울리는 연극제다. 국제교류 차원에서 지난 2013년 시작해 10년을 넘기고 올해 9회째를 맞고 있다. 올해 축제는 필리핀·일본·베트남 극단과 한국 극단이 만나 3개 원작 6개 버전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인천이중언어연극제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승일 배우공동체 자투리 예술감독은 "영국 에든버러 연극제 같은 유명한 연극제로 만들어 가고 싶다. 어느 하나가 주도권을 가지는 연극제가 아니라 이쪽저쪽 모두 서로 혜택을 누리는 국제교류행사로 만들어 가고자 한다"며 "차별을 없애고 모두가 평등하게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드는데 연극이란 수단으로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21~24일 문학시어터·작은극장돌체 무대
필리핀·일본·베트남 극단 국제교류 자리

올해 연극제에서는 3개의 작품을 만난다. 한국어와 일본어 버전의 '주작의 향기바람, 그 오디션'이라는 작품과 한국어와 필리핀 타갈로그어 버전의 '버닝 옐로우', 한국어·베트남어 버전의 '오, 걸!' 등이다.

지난 7·8회 인천이중언어연극제에서 코로나19때문에 해외 참가작을 영상으로 만나왔다면 올해 연극제는 현장에서 전 작품을 볼 수 있게 됐다는 점이 달라졌다. 한국어 참가단체도 공모를 통해 선정했다는 점도 이전과 다르다.



이중언어연극제의 고유한 형식이 있다면 동일한 작품을 두 가지 언어로 만난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이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

신승일 조직위원장은 이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언어로 된 공연을 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 연극제는 같은 텍스트를 공유한 두 개의 언어 공연을 '매치-업'하는 연극제인데, 두 개의 공연을 보면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동시에 내 주변의 언어적 소수자의 어려움을 느끼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장점이 더해진다"고 설명했다.


'오,걸!'·'주작의…'·'버닝옐로우' 선보여
"언어적 소수자 어려움 느끼는 계기될 것"


이중언어연극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언어적 평등이다. 조금은 생소한 개념이지만 기본권 가운데 하나로 사용되는 언어권(言語權)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한다. 모국어로 자신을 방어할 권리, 자녀에게 모국어를 가르칠 권리, 언어로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권리가 언어권이다.

신승일 조직위원장은 "언어권을 바탕으로 각각의 문화를 인정하고 동등한 입장에 서는 것. 서로 다른 이들의 문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상호적이고 호혜적인 교류를 하는 것이 이중언어연극제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중언어연극은 어떤 장르가 아니다. 각국의 연극인이 자신의 언어를 가지고 있는 그대로 만나자는 선언"이라며 "우리 사회의 다문화 사회로의 전환은 이제 되돌릴 수 있는 일이 아닌데, 이중언어연극이야말로 다문화 사회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문제점을 해결해 가는 미래지향적인 접근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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