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보다는 진영 논리 반복 목청
유권자들의 냉정한 판단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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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국회의사당 모습. 2024.1.1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
지난해 여야 국회는 극한 대립으로 한 해를 보냈다. 그러는 사이 민생과 정책 등 중요한 이야기는 모두 여의도에서 자취를 감췄다.
국가와 지역 발전을 위해 일할 국회의원을 뽑는 제22대 총선을 4개월여 앞두고 택시기사, 자영업자, 노동자 등 인천시민 이야기를 들었다. 이들은 정쟁이 아닌, 민생 논의가 이번 총선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책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요구였다.
여러 직업 가운데 택시기사는 정치 흐름에 민감한 직업으로 알려져 있다. 27년 동안 인천 제조업체에서 일하다 지금은 법인택시를 운전하는 경력 7년 차 이현국(가명)씨는 요즘 들어 부쩍 "탑승객끼리 '여의도 정치' 얘기로 다투는 경우를 자주 본다"고 말했다.
이씨는 "인천 어디에 어떤 인물이 나오면 좋겠다. 누구를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하다는 식의 얘기는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면서 "손님들도 여의도 정치판처럼 윤석열·이재명·한동훈, 영부인 등 우리 삶과 관련 없는 얘기만 반복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이런 문화가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게 이씨 바람이다.
계산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홍모(52)씨 이야기와 바람도 이씨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홍씨는 "민생을 살피고 어려운 사람을 챙기고 도와줘야 할 정치권이 불필요한 싸움을 벌여 놓고는, 자신들 싸움에 지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하는 모습만 보여줬다"며 "이번 선거는 서민들의 삶에 꼭 필요한 얘기가 오가는 분위기로 치러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책이나 인물을 내세우기보다 진영 논리에 기대는 정치권 모습은 해마다 반복됐다. 정책은 사라지고 정치 싸움만 있는 곳에 '작은 이야기들'이 설 곳은 없었다.
한국 경제활동인구 75%는 임금 노동자다. 이번 선거에서 노동자를 위한 정책이 이슈가 되길 바라는 이도 적지 않다. 주방가구 설치 회사에서 일하는 윤영섭(44)씨는 "여야 대립 구도에 밀려, 평범한 노동자를 위한 정책이 선거에서 사라진 지 오래된 것 같다"고 했다. 이제는 바뀔 때가 됐다"고 말했다.
결국 유권자인 인천시민의 선택과 책임이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여야 정치권이 기득권 지키기에 중심을 둔 나머지 국민이 원하는 정책이나 민생 현안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라며 "유권자들의 냉정한 판단만 남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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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