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기술의 만남 '백남준아트센터' 올해 전시계획 공개
3월 '일어나! 2024년이야' 전 지구적 소통 메시지 연결된 작품 전시
'굿모닝 미스터 오웰' 40周 현재와 마주… 9월 'NJP 커미션' 어젠다
동시대의 담론과 함께하는 미디어아트 플랫폼으로서 예술과 기술이 연결된 미술관이라는 비전을 밝힌 백남준아트센터가 올해 전시 계획을 공개했다.
2024년은 백남준의 기념비적인 위성 생방송 프로젝트 '굿모닝 미스터 오웰'(1984)이 40주년을 맞는 해다. 주요 전시들은 작품이 가지고 있는 '전 지구적 소통'의 메시지와 연결해 백남준의 예술세계를 펼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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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굿모닝 미스터 오웰' 스틸컷.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
3월 첫 문을 여는 전시 '일어나! 2024년이야'는 '굿모닝 미스터 오웰'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세계평화의 가치를 조망한다.
미디어 감시 사회를 예견한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 착안한 '굿모닝 미스터 오웰'은 1984년, 전 세계로 방송돼 유쾌한 영향력을 확산했다. 100여명의 아티스트와 함께 세계 각지의 춤과 노래, 시와 코미디를 뒤섞은 흥겨운 쇼는 오웰이 말한 디스토피아가 아닌 밝은 미래에 대한 바람을 담고 있다.
소설에서는 기술 네트워크가 전체주의적 감시망이었다면, 백남준에게 TV와 위성은 각 도시를 연결하고 서로 다른 시공간이 만날 수 있는 기술이었다.
'일어나! 2024년이야'는 이 작품에 라이브 퍼포먼스로 참여한 미국 밴든 오잉고 보잉고의 노래 제목 '일어나! 1984년이야'를 바꾼 것으로, 40년 전 새로운 기술과 감시 사회에 대응하는 방식을 점검하며 오늘날과 마주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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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 2024년이야'에 전시될 백남준의 '칭기스 칸의 복권'.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
같은 날에 개막하는 '빅브라더 블록체인'은 굿모닝 미스터 오웰 40주년을 맞아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대응하는 현대 예술을 점검한다. 1984년 1월 1일을 암울한 기술문명의 미래로 예견한 조지 오웰에게 백남준은 "당신은 절반만 맞았다"고 답했다.
빠르게 기술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이 시대는 두려움과 열광이라는 상반된 시선이 존재하기 때문. 2024년, 우리는 과연 동시대의 기술환경으로부터 무엇을 읽을 수 있는지 질문하며, 홍민키·조승호·장서영·휘(HWI)·히토 슈타이얼·삼손 영 등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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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의 'TV 첼로'.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
9월에 열리는 'NJP 커미션'은 백남준의 예술정신을 기반으로 동시대 사회적 어젠다를 다루고 발언하는 작가를 발굴한다.
이 작가들의 신작을 전시하며 미술관의 방향성을 담아내는 전시로, 기술문명과 인간의 삶과의 관계를 탐구하고, 기술을 통한 소통과 전쟁이 공존하는 시대의 모순을 이야기하는 예술가들의 창의적인 사유를 공유할 수 있다. 이 전시는 3명의 작가가 신작을 제작하는 프로젝트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올해는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을 재개한다. 백남준아트센터는 2009년부터 2021년까지 7회에 걸쳐 브뤼노 라투르, 하룬 미르자, 캠프, 트레버 페글렌 등을 포함한 역량 있는 작가들에게 상을 수여하고 그들의 전시를 통해 동시대 미디어 흐름을 제시해왔다.
현재 국내 국공립미술관 유일의 '국제' 수상 제도로 자리매김한 국제예술상은 지난해 시상 제도를 정비했으며, 올해 수상 작가를 선정한 뒤 내년에 수상자 전시를 진행할 계획이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