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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불안' 총선 예비후보… 경찰이 다 지킬 수 있나

김지원
김지원 기자 zone@kyeongin.com
입력 2024-01-30 20:18

사무실앞 방화… 사퇴종용 쪽지도
경기남부청, 신변보호 전담팀 구성
"모든 행사·후보 인력 배치 힘들어"


총선을 앞두고 잇따라 벌어지는 정치테러에 경찰이 경호인력 강화를 천명했지만, 여전히 경기도 내 일부 후보들의 신변을 위협하는 사건들이 발생해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3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30분께 평택시 안중읍에 위치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기성 예비후보 사무실 앞 복도 현관에서 불이 났다.

당시 화재는 김 예비후보가 수행비서와 저녁 식사를 하러 간 사이 발생했고 사무실에 있던 관계자가 초기에 진화해 다행히 신변에 문제는 없었다.



경찰은 CCTV 등을 분석해 선거 벽보를 불태운 50대 남성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민주당이 싫어서 그랬다. 당시에 술에 취한 상태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 사무실 관계자는 "현장에서 벽보 뿐만 아니라 사무실 창고에 보관된 현수막 등 불이 잘 붙을만한 집기도 뒤져서 함께 태운 흔적이 있다"며 "예비후보자를 노리고 저지른 치밀한 범행에 충격이 크고 언제든 테러가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 굉장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수원시에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소속 이수정 예비후보 역시 지난해 12월 초 연구실로 사퇴를 종용하는 내용의 쪽지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예비후보는 SNS에 앞서 지난 25일 서울시 강남구의 한 노상에서 둔기로 피습을 당한 배현진(국민의힘) 의원을 언급하며 남 일 같지 않다고 올린 바 있다.

이 예비후보는 "선거에 임하는 사람들은 신체적으로 밀접한 접촉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딜레마를 겪는다"며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은 확신범의 소행이고, 배 의원의 피습은 정신질환 혹은 반사회적 사고로 인해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같은 정치테러라도 본질적으로는 다른 유형이고, 대책도 달리 설정해야 한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자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국회에서 '선거안전 확보 및 각종 테러 예방 대책'을 보고하고 정치인 신변보호TF팀을 구성하겠다고 발표했으며, 경기남부경찰청은 기동대 인원 10명씩을 편성한 2개의 전담부대와 각 경찰서 별 신변보호팀 30명을 구성했다.

그러나 이런 인원 편성에도 모든 후보와 행사 등에 온전한 경호 인력을 배정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어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행사와 전체 정당의 후보자를 상대로 인력을 배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언론 모니터링 등을 통해 필요한 경우 지역 정당과 협의해 배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다 보니 선거 관계자들은 각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수원의 한 예비후보자 사무실 관계자는 "요즘 선거를 앞둔 보좌진들 사이에 예비후보자 안전 문제가 주요한 화두"라며 "예비후보자 곁에 동행하는 인력을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늘리고, 수행인원이 대부분 퇴근한 저녁 일정에도 항상 젊고 건장한 수행비서를 동행시킨다"고 말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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