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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들여 준설 인천항 제1항로 '2년만에 예전으로'

김주엽
김주엽 기자 kjy86@kyeongin.com
입력 2024-02-06 19:20

890억 투입 12~13m 수심 공사
9.6~11.7m 지점 여러군데 확인
'북항 진입로' 선박 입출항 불안
퇴적량 많은 환경… 구조물 등 마련


수백억원을 들여 준설한 인천항 제1항로(팔미도~북항) 수심이 2년도 채 되지 않아 공사 이전과 비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인천항발전협의회가 국립해양조사원이 지난해 말 발행한 인천항 해도(海圖)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제1항로 구간 중 계획수심(11~13m)에 미치지 못하는 지점이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

제1항로는 내항, 남항, 북항, 북항 유류부두, 경인항 등으로 입출항하는 화물선·유조선의 주요 항로다. 선사와 도선사들은 항로 수심이 낮아 선박 입·출항에 큰 불편을 겪었고,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인천항만공사는 89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022년 10월까지 제1항로의 수심을 12~13m로 준설하는 공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공사를 마무리한 지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수심이 예전 수준으로 다시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월미도와 물치도 인근 제1항로 해상은 12m 수심으로 준설공사를 했는데, 이보다 낮은 9.6~11.7m인 지점이 여러 군데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 남항 컨테이너 터미널 입구 부근에도 적정수심(13m)보다 부족한 11.2~12.5m로 측정된 곳이 많았다. 13m 수심으로 파낸 인천대교 인근 해상의 수심도 준공 당시보다 최대 40㎝ 정도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북항 진입로는 항로와 비항로가 혼재돼 있다는 이유로 일부 구역은 준설 대상에서 제외돼 수심이 낮은 곳을 피해 선박들이 입출항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고 인천항발전협의회 관계자는 설명했다.

인천항발전협의회 이귀복 회장은 "가뜩이나 북항 물동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항로 수심이 낮아 입출항 여건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으면 선사들이 북항을 기피하는 일이 더 많아질 것"이라며 "재준설을 포함해 수심을 유지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해수청과 인천항만공사는 제1항로 주변 퇴적량이 많아 자연적으로 수심이 낮아졌다는 입장이다. 제1항로 주변 퇴적량은 연간 20~30㎝에 달한다는 게 인천항만공사의 설명이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제1항로 주변 해역은 한강하구와 가까운 데다, 해류 흐름으로 인해 많은 양의 토사가 퇴적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현재 인천항 수리현상을 연구하는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용역이 마무리되는 대로 내부에 수중 구조물을 설치해 퇴적량을 줄이는 등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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