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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기력 없고 우울… 당신에겐 잠이 부족하다

임승재
임승재 기자 isj@kyeongin.com
입력 2024-02-13 19:00 수정 2024-02-13 19:31

잠 부족시 면역력 떨어져 감염 취약
우울증·수면무호흡증 등 원인 다양
전문의와 면담 후 불면증 요인 찾길
수면제는 용량·용법 맞게 복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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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자유?" 


불면증에 시달리는 노인들이 많다. 올해 81세인 최모씨는 오후 10시가 되면 자려고 눕지만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아 잠이 드는데 한 시간 이상이 걸린다. 어렵게 잠이 들었다가도 작은 소리에 자주 깬다. 깊은 잠을 자지 못해 낮에는 극심한 피로감을 느낀다.

그는 기력이 떨어지고 기분도 우울해지는 것 같아 5년 전부터 수면제를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다. 하지만 점차 수면제를 먹어도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늘었다. 수면제를 장기간 복용해도 되나 싶은 걱정이 들기도 한다.

국내 관련 연구를 보면 우리나라 80세 이상 노인 5명 중 1명이 불면증을 겪는다. 노년층 불면증이 그만큼 흔한 증상이라는 것이다. 불면증으로 인한 문제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심지어 다양한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 강승걸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수면은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인 긴장을 풀고 뇌 기능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는 역할을 하는데, 잠이 부족하면 신체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며 "뇌혈관, 심혈관계 질환, 당뇨와 같은 대사질환 등이 생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노년층 불면증은 노화로 인해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멜라토닌은 수면을 유도하는 등 신체의 생리적 기능에 관여하는데 노화 과정에서 멜라토닌의 분비가 크게 줄어든다. 불면증을 악화시키는 중요한 원인 중에는 수면의 환경과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도 있다.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해서 오래 누워 있거나 낮잠으로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는 것은 불면증을 악화시킨다. 음주나 커피, 카페인 섭취, 흡연도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이다. 술은 잠이 드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깊은 잠을 자는 데는 방해가 된다.

불면증 극복을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수면의 양이나 질의 불만족, 임상적 고통과 장애 유발, 최소 주 3회 이상 석 달 이상 지속, 수면 기회가 충분함에도 못 자는 것 등 여러 기준에 의해 불면증을 진단한다.

우울증,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등 다른 질환에 의해 불면증이 생길 수도 있어 이에 대한 진단도 반드시 필요하다.

강 교수는 "환자마다 잠에 들지 못하거나, 수면을 유지하지 못하거나, 일찍 깨거나, 우울증이나 수면무호흡증 등 동반된 질환이 있다거나 하는 진단에 따라 선택해야 할 약도 달라진다"며 "수면제는 전문의와 면담 후 원인이 되는 다양한 요인들을 점검하고 용량과 용법에 맞게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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