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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성장통 딛고… 찾았다 '진정한 나'

구민주
구민주 기자 kumj@kyeongin.com
입력 2024-02-22 19:15

자존감 키워주는 동화 그림책 2권


남들과 다르단 이유로 겪은 슬픔·고통
몸 접어보며 '나만의 특별함'으로 둔갑

빠른 속도·긴 잠수 능력가진 동물처럼
장점 무엇인지 알아가는 과정조차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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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 종이소년┃니콜라 디가르드 지음. 케라스코에트 그림. 박재연 옮김. 피카주니어 펴냄. 32쪽. 1만5천원

종이소년
"다른 아이들은 나를 좋아하지 않아. 내가 종이로 만들어졌기 때문이지."

종이로 만들어진 아이는 늘 속을 끓인다. 남들과 다르단 이유로 괴롭힘과 놀림을 당하기 일쑤이다. '찢어버리겠다', '후 불어 날려버리겠다', '소방관이 쫓아낼 거다' 등. 아이는 힘들고 외로운 시간 속에서 외로움이란 섬에 홀로 남겨졌다.



"네 모습 그대로를 사랑한다"는 엄마의 말도 아이에겐 위로가 되지 않는다. 결국 서로가 가지고 있는 다른 모습을 받아들이고,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과정은 스스로 찾아가야 하는 것이므로.

책은 연약함을 가진 세상의 모든 이들을 종이소년에 투영한다. 불 위를 뛰어넘지도, 비 오는 날에 우글쭈글해질까 밖을 나서지도 못하는, 멍 대신 구깃해진 몸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아이는 깊은 숲속 나무들의 이해를 벗 삼아 종이로 된 자신의 몸을 접어보기로 한다.

늑대가 되어 숲을 달리고, 원숭이가 되어 나무에 매달리기도 하며, 용이 되어 동네를 날아다니기도 했다.

아이의 성장통은 어느새 상처를 단단한 굳은 살로 만들어 그를 성장시켰다. 내가 가지고 있었던 남들과 다른 점을 나만의 특별함으로 바꿔나가는 일.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게 된 종이소년의 이야기는 수채화로 표현된 세심한 그림들과 함께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따스함을 전한다.

■ 그게 바로 너야!┃굑체 이르텐 지음. 최지영 옮김. 지구의아침 펴냄. 32쪽. 1만4천원

그게 바로 너야!
지구상의 모든 동물들은 저마다 잘하는 것이 있다. 험난한 세상에 적응해 살아가기 위해 터득한 것일 테다. 어떤 동물은 멀리 볼 수 있고, 어떤 동물은 빨리 달릴 수 있으며, 어떤 동물은 깊은 곳까지 잠수할 수도 있다. 책은 "분명 너도 이 동물들과 비슷한 능력을 갖고 있거나 또 다른 무언가를 잘할 수 있어"라는 이야기를 먼저 꺼내놓았다. 그리고 자신이 잘하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을 말하기 위해 여러 동물들을 펼쳐놓는다.

예를 들면 물 위에 떠 있는 완벽한 서퍼 백조를 보며 모두가 그렇게 할 수 없지만 슬퍼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모든 것을 다 잘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힘센 곤충 쇠똥구리를 보면서는 이렇게 살아가는 방법을 쇠똥구리 자신은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말하기도 한다. 날개가 있지만 날 수 없는 펭귄은 물속 깊이 들어가 다른 새들이 결코 맛보지 못한 먹이를 찾아낼 수 있으며, 혼자 할 때보다 함께할 때 더 잘하고 강해지는 꿀벌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결국 책은 이러한 동물들처럼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이며 자신을 만들어가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기 위해 나를 알아가는 과정, 그것이 바로 나임을 말하고 있다. 이는 최고가 되기 위해서도 아니고, 최고가 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수많은 시간을 들이고 실패를 겪고, 또 많은 노력이 든다 할지라도 각자의 방식대로 잘하는 것을 찾아나가는 것, 이러한 모든 조각조각이 모여 지금의 내가 되는 것은 아닐까.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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