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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넷카페 좌표 찍힌 김포시 공무원 숨진채 발견

김우성
김우성 기자 wskim@kyeongin.com
입력 2024-03-05 23:59 수정 2024-03-10 23:43

김포시청사

김포시청사 전경. /경인일보DB

심야 도로 긴급보수에 따른 차량정체로 촉발

지역 인터넷카페에 실명·부서·직통번호 공개

신상과 연락처 등을 불특정 다수에 공개하는 이른바 ‘좌표 찍기’에 시달리던 김포시 공무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5일 복수의 제보자와 김포시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날 정오께 인천 서구에 주차된 한 승용차 안에서 김포시청 9급 공무원 A씨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발견 당시 차량 한쪽에 극단적 선택을 한 정황이 남겨져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현 부서에서 도로 긴급보수 및 도로 피해보상 등의 업무를 맡고 있었다.

앞서 A씨는 지난 29일 밤 김포한강로 강화 방면에서 진행된 포트홀 긴급보수 공사와 관련해 최근까지 항의 민원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편도 3차로 중 2개 차로를 통제한 공사로 인해 차량 정체가 빚어졌고, 이에 불만을 품은 운전자들이 지역 인터넷카페에 글을 올리자 댓글에 A씨의 실명과 소속부서, 직통 전화번호 등이 공개됐다.

댓글에 A씨 신상을 공개한 운전자는 ‘집에서 쉬고 있을 이 사람 멱살 잡고 싶네요’라거나 ‘OOO 주무관이 승인한 공사랍니다. 그분은 퇴근하셨구요’라는 부연설명을 달았으며, 또 다른 운전자는 ‘OOO 주무관 욕하면 안 되죠?’라는 제목으로 별도의 게시글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휴일이었던 다음날에도 이 카페에는 ‘도로 재난상황을 만든 담당자·부서는 아무도 출근하지 않았습니다’라는 제목과 함께 ‘쓰레기 같은 공무원’, ‘시공사와 어떤 관계이기에’ 등의 표현이 적힌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들의 건당 조회수는 3천~4천에 달한다.

민원인들의 항의와 A씨 사망 간 인과관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시 관계자는 “고인이 민원인들의 항의에 심적으로 힘들어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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