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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공무원 사망사건] 꿈 많은 청년의 마지막길… 400명 동료가 배웅

김우성
김우성 기자 wskim@kyeongin.com
입력 2024-03-10 20:17 수정 2024-03-27 17:25

장례절차없이 김포시청사서 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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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표 찍기에 따른 민원폭주를 감당하다 세상을 등진 김포시 공무원의 노제가 지난 8일 새벽 김포시청사에서 열렸다. 사진은 아들의 영정 앞에 엎드려 통곡하는 어머니. 2024.3.8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좌표 찍기'에 따른 민원폭주를 감당하다가 세상을 떠난 김포시 9급 공무원의 발인식이 지난 8일 새벽 김포시청사에서 치러졌다. 아들 영정 앞에 엎드린 어머니의 사무친 절규에 동료 공무원들은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숨진 A(37)씨의 운구차량은 인천의 한 종합병원을 떠나 오전 6시20분께 시청사에 들어섰다. 꿈 많았을 청년 공무원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400여 명의 동료가 도열해 있었다.

엄숙한 분위기 속 영정 앞에 가장 먼저 다가간 어머니는 "우리 아들 어떡해"라는 말만 되뇌며 한동안 바닥에 고개를 묻고 일어나지 못했다. 뒤이어 예를 표하러 나선 한 동료는 "OO이형"이라고 목청껏 소리쳐 보는 이들을 숙연하게 했다.

고인이 막 임용됐을 때 함께 근무했다는 국장급 간부는 "과거 번듯한 직장을 다니며 다양한 경험을 해봤던 친구라 신규직원답지 않게 식견도 넓고 동료에 대한 배려심이 많았다"며 안타까워했다.



현장에서 만난 또 다른 직원은 "A주무관이 이전 회사에 다닐 때 타지 근무가 많아 부모님과 함께 살기 위해 뒤늦게 공무원이 됐다고 들었다"며 "늘 성실하고 듬직해서 같이 일하고 싶은 후배였다"고 돌이켰다.

마지막까지 의연함을 잃지 않은 아버지는 허리 숙여 감사를 표하고 버스에 올랐다. 동료들은 운구차량이 시청사를 빠져나간 뒤에도 한참 동안 제자리에서 A씨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장례절차 없이 인천의 종합병원에 안치돼 있던 A씨는 이날 동료들과 작별을 고하고 비로소 기나긴 퇴근길에 올랐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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