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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몸집 커진 동탄의 다음 행선지는?… ‘동탄시 vs 동탄구’ [전지적 유권자 시점]

김동한·공지영·목은수
김동한·공지영·목은수 기자 dong@kyeongin.com
입력 2024-03-24 15:27 수정 2024-04-08 14:25

기자들의 기억업

동탄신도시 주민들 화성 인구 42% 차지

특례시 충족에도 출장소 이동 불편 겪어

행정체제 개편 미정… 국힘, 분시론 주장

포퓰리즘 대립… 인프라 확충·개선 우선

‘모험을 즐기는 탐험가’ 공영운 vs 한정민 vs 이준석 ②

2기 신도시 중 가장 성공한 신도시를 꼽으라면 ‘동탄’을 첫 손가락에 꼽을 겁니다. 새 아파트가 즐비하고 유행하는 상업시설들이 들어섰으며 호수공원 등 생활인프라도 잘 갖춰진 편이죠. 가장 좋은 건 삼성, 현대자동차 등 세계적 대기업들과 연관기업들이 입주해 직주근접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그래서일까요. 동탄신도시 중에서도 동탄2신도시는 젊은 세대수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하루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모습이 눈에 띄는 도시입니다.

화성을 지역구는 ‘젊은 도시’, 동탄2신도시를 품고 있습니다. 도전을 멈추지 않는 역동적인 도시의 모습과 잘 어울리는 3명의 후보들이 뛰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공영운 후보와 국민의힘 한정민 후보, 그리고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들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정말 도시와 닮아있습니다. 한 분야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직업과 경험을 통해 가보지 않은 길에 ‘도전’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는데요.

먼저 공영운 후보는 15년간 기자로 일하다, 현대자동차로 자리를 옮겨 18년간 근무하며 전략기획사장까지 오른 ‘사회생활 만렙’의 소유자입니다. 특히 공영운 후보는 정부 등 여러 관계기관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일에 능통했다고 평가받는데, 그간 쌓아온 ‘노련함’이 젊은 패기의 상대후보들과 경쟁에서 어떻게 발현될 지 궁금합니다.

한정민 후보의 이력도 참 재밌습니다. 2014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DS부문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화성에 정착한 한정민 후보는 화성시민으로 제역할을 고민하는 데 꽤 진지했던 편입니다. 매일이 바쁜 ‘직장인’이면서도 화성미래혁신포럼, 청년서랍 등 사회단체를 조직하고 활발한 시민사회운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만큼 지역구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입니다.

이준석 후보는 이력을 설명하는 일이 불필요할 정도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정치인 중 하나입니다. 이준석 후보의 출마로 화성을은 전국에서 가장 관심이 뜨거운 선거구로 주목받고 있으니까요. 최연소 집권여당 당대표에 이어 본인이 창당한 신당의 대표가 된, 정치인생 대부분이 도전인 이준석 후보는 연고도 없는 화성을에 출마한 것 자체가 도전입니다.

화성을 지역구는 본격적인 선거가 시작되기 전부터 화성시에서 동탄을 분리해 ‘동탄시’를 만들겠다는 국민의힘 주장이 나오며 시끄러운 상황인데요.

경인일보가 직접 ‘동탄시’를 접한 시민들의 반응과 후보들의 생각을 물었습니다.


19일 오후 1시께 화성 동탄2지구에 마련된 동탄출장소 모습 2024.3.19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

19일 오후 1시께 화성 동탄2지구에 마련된 동탄출장소 모습 2024.3.19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

총선 앞두고 등장한 ‘동탄시’… 시민들 “행정 서비스 개선부터”

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지난 12일 국민의힘 화성시 후보들을 중심으로 동탄신도시를 화성시에서 분리해 ‘동탄시’로 승격시키자는 ‘분시론’이 등장했습니다. 이전 총선에서 동탄구청을 설립하자는 ‘분구론’이 제시된 적을 있었지만 분시론이 공약으로 제시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화성시는 2025년 특례시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동탄1·2지구, 송산그린시티 등 택지개발 사업으로 인구가 빠르게 유입되면서 특례시 조건인 인구 100만명을 지난해 11월 돌파했기 때문이죠. 2001년 시 승격 당시 인구가 21만명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20여년 동안 5배나 늘어난 셈입니다. 그야말로 ‘폭풍 성장’입니다.

향후에도 인구 유입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화성시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지자체로 손꼽힙니다. 경제적으로도 탄탄합니다. 2023년 재정 자립도는 61.1%로 경기도는 물론 전국 기초 지자체 중에서 1위입니다. 마찬가지로 GRDP(지역내총생산)도 91조원(2021년 기준)으로 전국 기초 지차체 중에서 1위입니다.

화성시의 눈부신 성장을 얘기할 때 동탄신도시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동탄신도시 거주 인구(지난달 기준, 39만9천941명)는 현재 화성시의 42.3%를 차지합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SK하이닉스, LG전자 등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입니다.

하지만 행정 서비스는 그만큼 따라오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지방자치법상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는 구를 둘 수 있지만, 개발된 지 20년 가까이 되는 동탄신도시엔 아직도 구청이 설립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화성을 주민들은 동탄출장소에서 행정 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분구에 대한 논의는 이전 총선과 지선에서 꾸준히 제기됐던 문제입니다. 현재 화성시는 향후 더 늘어나는 인구에 따라 분구 계획을 수립 중이지만, 계획안이 나오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동탄2지구의 행정 인프라는 10년 넘게 제자리걸음인 셈입니다.

화성시 관계자는 “현재 동탄구청 신설을 추진한다기보다 화성시 전체의 행정체제 개편을 위한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며 “아직 구획안이 만들어지지 않았고, 내부 논의 중이다. 방향이 정해지면 향후 행정안전부 승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배경 속에 분시론이 등장했습니다. “동탄이 교통지옥, 교육은 역차별, 의료인프라 부족도시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것은 결국 화성시가 100만 인구에 걸맞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란 게 취지입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표를 위한 포퓰리즘’, ‘실현 가능성이 없다’ 등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행정구역 변경을 위해선 주민투표가 필요한데, 특례시를 만들려는 상황에서 과연 실현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런 상황 속, 지역 주민들은 분시든, 분구든 행정 서비스를 비롯해 전반적인 인프라 확충 및 개선부터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동탄출장소에서 만난 김모(50)씨는 “동탄출장소로 오려면 교통이 너무 불편하다. 몇 년째 동탄구청 얘기만 나오지 아무런 진전이 없는 것 같다”며 “무슨 정책이든 행정 서비스 개선을 먼저 해결해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경인일보가 대신 묻습니다. 후보님들, 어떻게 생각하세요?

민주당 공영운 후보. /경인일보DB

민주당 공영운 후보. /경인일보DB

더불어민주당 공영운 후보

행정구역 개편은 장기적 발전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로 선거를 앞두고 인기영합적이고 즉흥적으로 던질 사안은 아니라고 봅니다.

화성시는 전체적으로 일자리, 주거지, 휴양지, 관광지, 농·어촌 등이 골고루 있는 도시입니다. 서부지역은 기아자동차 등의 큰 공장과 농어업은 물론 제부도 등 관광자원이 풍부하고 대양으로 뻗어나가는 관문입니다. 동부지역은 동탄신도시 등 대규모 신도시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서부지역과 동부지역의 차이점 때문에 일부에서 ‘분시’를 주장하는데 저는 반대로 이러한 다양성 때문에 CNN 선정 앞으로 부유해질 도시에 아산시와 함께 4, 5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화성시의 세수 70%가 동탄 외 지역에서 나오는데 분시를 하면 단기적으로는 동탄시의 자족 기능이 사라지고 장기적으로는 행정구역의 한계로 글로벌 도시로 발전하는데 장애가 될 것입니다

동탄신도시의 문제 해결을 위해 분시를 하자는 것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 배를 가르자는 단견에 불과합니다. 물론 동탄신도시의 늘어난 교통문제, 교육문제 등의 행정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대책도 필요합니다. 동탄신도시의 행정서비스 제공을 위해 ‘동탄구청’ 신설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한정민 후보. /경인일보DB

한정민 후보. /경인일보DB

국민의힘 한정민 후보

현재 동탄은 도시의 경제발전 속도에 비해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한지 너무 오래 되었습니다. 트램은 10년이 지나서야 착공 예정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 상황이고, 다른 지역에서는 10분도 기다리지 않는 마을버스를 동탄은 20분을 넘게 기다려야 합니다.

교육 역시 문제입니다. 비평준화 지역인데다가 학생 수요예측에 실패하여 관내 학교를 두고 먼 곳으로 통학해야 하는 문제는 동탄만이 안고 있는 문제입니다. 화성의 서쪽지역이 겪고 있는 문제와는 다른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의 근본적인 이유는 화성 서쪽과 동탄이 서로 기반산업부터 도시 구조와 인구 구성 등이 너무나 다름에도 불구하고, 화성시라는 하나의 지자체가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키를 쥐고 있다는 것입니다. 동탄의 문제도 굉장히 시급한데, 화성 전체를 고려하다보니 격차를 해소하는 문제가 더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상황이죠. 이는 화성 서쪽과 동탄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그래서 동탄시의 독립적인 행정권한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각자가 고질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를, 각자가 권한을 가지고 각자에게 맞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입니다. 최근 경인일보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70%에 가까운 주민이 동탄시 승격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일단 동탄구 설치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가 먼저 확정되고 나서 시로 승격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경인일보DB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경인일보DB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동탄시 분시에 대해 유권자들이 또 주민들이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국민의힘 측에서 얘기하는 동탄시 분시는 ‘동탄 플러스 반월동’입니다. 이게 얼마나 이기적이고 말이 안 되는 소리인지는 알 만한 분들은 아십니다. 결국 반월동 소재 삼성 화성 캠퍼스를 가져가야만 지방법인 소득세를 통해 지역 세수를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걸 화성시가 받아줄 가능성이 있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안 될 일을 될 것처럼 홍보하는 것 자체가 유권자 기만입니다. 국민의힘은 서울과 김포는 더 커져야 한다는 이유로 ‘메가 서울’을 말하면서 반대로 화성은 분리해야 한다고 하는데, 논리적 근거가 빈약합니다.

유권자들이 동탄시 분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시는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곱씹어보면 결국 표를 위한 사탕발림 소리, 실현되지 않을 공약, 오히려 지금 추진되고 있는 동탄 분구 계획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라는 걸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은 행정 서비스를 위해서는 동탄구를 분리해내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동부출장소가 있지만은 동탄구청을 설립해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또 동탄1지구와 동탄2지구 모두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선 동탄구마저도 일산서구와 일산동구처럼 분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적어도 동탄의 행정 서비스 자체는 출장소 가지고 이제 안 되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GTX 개통 이후에 그러면 행정기관도 사실상 동탄역 주변으로 조금씩 배치되는 것이 화성 전체로 봤을 때도 굉장히 행정 편의성을 높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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