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가기

[영상+] 다음 대선 보는듯… 이재명·원희룡 부른 ‘계양을’ [전지적 유권자 시점]

목은수·공지영·김동한
목은수·공지영·김동한 기자 wood@kyeongin.com
입력 2024-03-29 17:06 수정 2024-04-09 18:42

기자

직매립 금지 코앞… 논의 실종

2026년 신도시 준공땐 더 큰일

쓰레기 자체처리 방법 검토해야

‘대선 빌드업 대결’ 이재명 vs 원희룡 - 인천 계양을

인천 계양을은 보수에겐 험지 중의 험지로 꼽힙니다. 지역구가 생긴 이래 민주당 계열로 출마해온 송영길 전 의원이 줄곧 당선돼왔고, 송영길 의원이 제5회 지방선거에서 인천광역시장 출마로 자리를 비운 재보궐선거에 딱 한번 새누리당 이상권 의원이 당선됐었죠. 민주당 강세지역이면서, 오랜 시간 송영길의 텃밭이었습니다. 그래서 현재 구속수감 중인 송영길 전 의원을 바라보는 지역민심의 향배가 어떤 영향을 줄지 알수 없습니다.

유권자가 텃밭을 지켜줄지, 갈아엎을지 모를 배경 속에서 계양을이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건 바로 계양을에 출마하는 ‘후보’들 때문입니다. 재보궐선거를 통해 계양을에 당선돼 현역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가 재선을 도전했고 여기에 맞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민의힘 후보로 전략공천됐습니다.

두 사람은 법조인 출신 정치인이라는 공통점 말고도 꽤 비슷한 구석이 많습니다. 1963년 12월생인 이재명 후보와 1964년 2월생인 원희룡 후보는 학교나이로 치면 ‘동갑’ 입니다. 또 정도의 차이야 있겠지만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 열심히 공부해 스스로 길을 개척한 수재들입니다. 사법시험 합격 이후 이재명 후보는 변호사의 길로, 원희룡 후보는 검사의 길로 법조계에 들어섰습니다. 정치행보도 같은 듯 다르게 신념대로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특히 두 후보 모두 행정과 입법을 두루 거치며 다양한 경험을 쌓은 것은 큰 장점입니다. 이재명 후보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원희룡 후보는 다선의 국회의원과 제주특별자치도지사, 국토교통부장관을 거치며 다년간 행정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또 두 후보는 각각 ‘민주당 비주류’ ‘보수 소장파’라는 닉네임처럼 우직하게 자신만의 정치행보를 이어온 것도 두드러지는 특징입니다. 그 과정을 통해 지금은 대선주자로 손꼽히며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거물급 정치인이 됐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진영’이죠.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 진영의 거물급 정치인이 맞붙는 계양을은 그래서 이번 선거판에서 정권심판론과 거야견제론이 가장 심하게 부딪힐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이재명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맞붙었던 상대후보였고 정권심판론을 꺼내든 이번 총선 역시 윤석열 대 이재명의 구도로 흘러가고 있어 총선의 성적표가 굉장히 중요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원희룡 후보는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낸 핵심참모이면서 차기 대선주자 중 한명입니다. 계양을에서 정권심판론을 막아내지 못하면 개인의 정치적 커리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죠.

결국 두 후보 모두 총선을 넘어 대선을 바라보는 인물이라, 당장의 선거 결과가 향후 대선 행보에 막대한 영향을 줄 터입니다. 상대 진영의 거물을 꺾고 ‘레벨업’을 할 지, 꺾이며 ‘추락’할지, 계양을 선거는 후보들에겐 ‘모 아니면 도’ 같은 치열한 전쟁입니다.

계양을은 이렇게 정치역학구조가 복잡하게 얽힌 지역구라 선거판에서 주목은 크게 받고 있지만, 문제는 계양을의 진짜 문제에 대해선 얼마나 관심을 받고 있느냐는 것이지요.

계양을 유권자는 거물급 정치인들이 정치만 하지 말고 정책대결을 통해 진짜 정치의 ‘정수’를 보여주길 바랍니다. 또 거물급 정치인이 이름값을 하는, 정치 효능감을 기대할 것입니다. 그래서 경인일보가 계양을 지역의 문제를 유권자 대신 물었습니다. 후보자들은 어떻게 답했을까요.


총선 한 바퀴 만에 사라진 소각장 이슈…주민들, “해결된 거 아니었나?”

2019년 12월 인천시 계양구 테크노밸리 지정 구역에 한 주민단체가 설치한 소각장 현황진단과 대책 마련을 위한 주민총회 안내 현수막이 나붙은 모습. /경인일보DB

2019년 12월 인천시 계양구 테크노밸리 지정 구역에 한 주민단체가 설치한 소각장 현황진단과 대책 마련을 위한 주민총회 안내 현수막이 나붙은 모습. /경인일보DB

“부천에서 하기로 결정난 것 아니었나요?”

지난 24일 찾은 인천시 계양구 동양동. 3기 신도시 ‘계양테크노밸리(계양TV)’ 부지를 둘러싼 가림막 옆으로 다세대주택 즐비했습니다. 주말 오후 주민들이 반려견을 산책시키거나 라이딩을 즐기는 여유로운 풍경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곳은 불과 5년 전, 계양TV 안에 소각장이 들어온다는 논란이 일어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했던 곳입니다.

총선을 앞두고 다시 찾은 이곳의 주민들에게 소각장 건설에 관한 의견을 묻자, 부천시 소각장을 함께 사용하기로 결정된 게 아니냐고 되물었습니다. 동양동 주민 50대 박모씨는 “2019년에 이곳으로 이사 올 때만 해도 동네 곳곳에 소각장 건설 반대 현수막이 붙고 상가건물이랑 엘리베이터에까지 반대 유인물이 붙어 있었다”며 “어느 순간 다 사라져서 당연히 부천에 종합소각장을 건설하는 방식으로 해결된 줄로만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환경부가 2026년부터 수도권매립지 내 직매립을 금지하면서 ‘소각장 설치’는 수도권 내 지자체들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본래 4개 권역별로 광역소각장 건설을 추진하던 인천시는 입지선정 등에 어려움이 커지자 지난 1월 군·구별로 자체 처리대책을 마련하도록 정책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앞서 지난 21대 총선에서 소각장은 계양구 을의 ‘핫이슈’였습니다. 2019년 말 인천시가 폐기물처리시설 촉진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촉진법)에 따라 계양TV 사업시행자인 LH측에 신도시 내 소각장 설치 검토를 요청했다가, 동양동·귤현동 주민과 해당 지역 정치인들의 강한 반발을 샀습니다. 이곳에서 5선을 지낸 송영길 전 의원은 당시 소각장 건설을 무산시키고, 부천 대장지구에 있는 소각장을 광역소각장으로 전환해 함께 사용하겠다고 공약해 당선됐습니다. 당시 송 후보는 선거 홍보물에 ‘주민의 마음으로’ 소각장 건설을 막기 위해 동양동으로 이사했다는 손편지를 담기도 했죠.

그러나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지난해 3월, 부천시가 부천에서 나오는 쓰레기만 처리하는 ‘단독시설’을 짓겠다고 입장을 바꾼 겁니다. 부천시 관계자는 “시정 기조가 바뀌고 주민들이 외부 쓰레기까지 받느냐고 반발하면서, 광역소각장은 이미 무산됐다. 현재는 촉진법에 따라 입지선정위원회를 꾸리고 (단독)소각장을 현대화할 구체적인 방법을 논의 중이다”라고 전했습니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24일 찾은 계양구 동양동에는 교통정책 관련 현수막만 달려있었다. 2024.3.24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24일 찾은 계양구 동양동에는 교통정책 관련 현수막만 달려있었다. 2024.3.24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당시 논란을 불러왔던 계양TV 역시 현재 해당 부지 내 소각장 건설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미 2022년 말 착공한 계양TV 지구단위계획에 소각장 부지는 따로 없습니다. LH 역시 관련법에 따라 소각장 설치가 아닌 부담금을 지불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계양구는 총선 한 바퀴 만에 지역 내 쓰레기 처리대책을 새롭게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상황이 이렇지만 이번 선거에서 소각장 관련 논의는 실종됐습니다. 1만7천세대로 계획된 신도시가 준공되면(2026년 예정) 생활폐기물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고, 직매립 금지가 코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말입니다. 특히 계양구는 자체적으로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해 대책을 논의해 온 북부권역(서구·강화)이나 송도소각장을 현대화해 공동 사용하는 방향을 고려해 온 남부권역(미추홀·연수·남동)과 비교해도 대책 마련이 요원합니다.

인천시 계양구에 쓰레기가 버려진 모습. 환경부가 2026년부터 수도권매립지 내 직매립을 금지하면서 인천시 군·구별로 소각장 마련을 위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2024.3.24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인천시 계양구에 쓰레기가 버려진 모습. 환경부가 2026년부터 수도권매립지 내 직매립을 금지하면서 인천시 군·구별로 소각장 마련을 위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2024.3.24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지난 24일 만난 계양구 주민들 역시 소각장 문제가 이미 해결된 줄 알았다는 반응과 함께 만약 소각장이 들어온다면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피력했습니다. 10여년 간 동양동에 살고 있다는 주민 천모(60대)씨는 “소각장이 들어온다고 했을 때 집을 팔려고 내놓거나 이사 간 사람들도 있었다”며 “이곳은 유흥시설이 없고 인천 내에서도 공기가 좋아 아이들도 많이 사는 동네다. 소각장이 들어서는 건 결사반대”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후보자들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신도시는 대규모로 지어지는 만큼 사용하는 에너지나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을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특히 후보들이 전국구정치인이고 소각장은 인천을 넘어 경기도와 서울의 문제이기도 한 만큼 신도시의 쓰레기와 에너지 자립방안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래서 경인일보가 후보자들에게 물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이재명 선거캠프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이재명 선거캠프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계양구 생활쓰레기 총 배출량은 8만672톤으로 인천지역 내에서도 낮은 편에 해당 (8개구 중 6위에 해당 / 2021년 기준)합니다.

계양테크노밸리는 기존의 일반 제조산단과 달리 ‘RE100인증 산단’으로 조성되어야 하고 친환경적인 ‘자원순환형 산단’으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폐기물 발생량을 원천적으로 최소화하고, 발생한 폐기물은 순환자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형태입니다.

계양테크노밸리가 조성되기 때문에 폐기물 발생량이 대량 증가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아직 기본적인 사실 조사도 없고 사업 구조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정에 의해 단정할 수 없습니다.

또한 서울시의 경우에도 광역소각장은 광역단체가 적극적인 대안 마련, 중재 등을 통해 이뤄집니다.

따라서 인천에 설립되는 광역소각장은 재정지원, 행정지원, 주민인센티브 제공 등 광역단체가 주도해야 합니다.

자치구끼리 협의하라고 하는 것은 무책임할 뿐만 아니라 소모적인 논쟁을 유발합니다.

입지선정의 문제는 투명한 실무협의 내용 공개와 주민, 인천시, 자치구,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을 통해 충분한 숙의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민주적 정당성 없이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원희룡 후보/ 원희룡 선거캠프 제공

원희룡 후보/ 원희룡 선거캠프 제공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

반드시 주민들과 함께 대책을 세워갈 것입니다.

소각장을 만들지 말지, 만든다면 어디에 만들지까지 주민들 의견이 최우선입니다.

이 뿐 아니라, 시설의 성능기준, 환경기준, 지역발전방안, 보상방안 등 모든 것은 거주하는 주민들이 기준을 정해야 할 것입니다.

인천시도 주민논의 과정에 참여하도록 하고 주민 입장에서 함께 방안을 찾도록 할 것입니다.






경인 WIDE

디지털스페셜

디지털 스페셜

동영상·데이터 시각화 중심의 색다른 뉴스

더 많은 경기·인천 소식이 궁금하다면?

SNS에서도 경인일보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