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구, 구월2지구 입지 계획 수립
방송국 내부선 아직 논의조차 안돼인천시가 시민단체 등과 'KBS 인천방송국'(가칭) 개국을 범시민운동 형식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남동구가 구월2공공주택지구에 KBS 인천방송국 유치 계획을 수립했다.
KBS가 수신료 분리 징수 등의 여파로 긴축 경영에 돌입했고 서울뿐 아니라 지역 인력·조직 축소를 검토하는 상황에서 KBS 인천방송국 개국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동구는 최근 "인천을 대표하는 공영방송국 유치로 남동구 위상을 높이고 복합방송시설 설립으로 지역 주민에게 문화공간을 제공"하는 목적으로 'KBS 인천방송국 남동구 유치 추진계획'을 세웠다.
남동구가 KBS 인천방송국 입지로 검토하는 곳은 구월2공공주택지구(이하 구월2지구)다. 남동구는 구월2지구 내 약 2만㎡ 땅을 확보해 방송국뿐 아니라 문화시설이 결합된 복합방송부지를 조성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남동구는 KBS가 인천방송국 설립 의사를 밝힐 경우 구월2지구 사업시행자인 인천도시공사와 협의해 지구계획에 방송국 예정부지를 반영하려고 한다.
남동구 외에도 KBS 인천방송국을 부평 미군기지 '캠프 마켓' 부지에 유치하겠다는 후보 공약이 4·10 총선 기간 나오는 등 지역 사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인천시는 '방송주권 찾기'라는 목표로 KBS 인천방송국을 건립하겠다고 했지만 관련 논의는 제자리걸음이다. 2022년 10월 인천시 시정혁신단은 'KBS 수신료 인천 환원 및 인천시민 방송주권 찾기'를 주요 혁신과제로 유정복 시장에게 전달했지만, 그 이후 1년6개월 동안 인천시는 KBS에 인천방송국 설립 구상을 공식적으로 전달한 적이 없다.
'인천 방송주권 찾기 범시민운동본부'가 지난해 6월 발족했고, 인천시가 이들의 시민운동을 적극 지지하고 있지만 구체적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KBS 내부 상황도 녹록지 않다. 올해 1천400억원대 적자 예산을 편성할 정도로 경영 위기를 겪고 있다. 경직성 경비 축소, 제작비 감축, 유휴 자산 매각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인천지역 신규 방송국 설치 구상은 KBS 내부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KBS의 '의지'와 '투자 계획'이 없으면 인천시의 방송주권 찾기 운동은 실행 동력을 얻기 힘들다. 그동안 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인천 여러 곳에서 추진된 '미디어 복합 단지' 계획들이 성과 없이 흐지부지 끝난 것과 유사한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
KBS 관계자는 "인천에서 KBS 방송국 유치 움직임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면서도 "담당 부서와 논의한 뒤 공식 입장을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