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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수원서 흉기난동 제압 표창장 '시민 영웅' 김정호·김영대씨

김지원
김지원 기자 zone@kyeongin.com
입력 2024-04-03 21:02 수정 2024-04-27 19:04

눈빛으로 대화한 콤비… "서현역 사건후 마음의 준비"


민간경호업체 근무… 인명피해 막아
평소 비슷한 보도 보며 "나였다면…"
"최소한의 위기 대처요령 숙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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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수원 인계동의 한 번화가에서 흉기난동 범인을 용기있게 제압한 (왼쪽부터)김정호씨와 김영대씨. 2024.4.3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저도 사람이니까 흉기를 보면 당황하죠. 하지만 그땐 몸이 먼저 나갔어요."

지난 2월22일 오후 9시30분께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한 가게에서 일어난 흉기난동현장(2월22일 인터넷 보도)에서 범인을 용기 있게 제압한 김정호(55)씨와 김영대(49)씨는 그 날을 이렇게 회상했다.

최근 고양시의 한 민간경호업체에서 만난 이들은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칭찬과 상을 받은 적이 처음이라 어안이 벙벙하다고 했다.



지난달 7일 수원남부경찰서로부터 표창장과 함께 포상금이 수여되며 이들의 행동이 세간에 알려지자 많은 기업체와 출신 학교 등에서 앞다퉈 연락이 온 것이다.

사건이 일어났던 가게를 다시 찾았을 때 감사의 의미로 가게 사장에게 융숭한 대접도 받았다는 이들은 호탕하게 웃으며 그 날의 기억을 회상했다.

이미 알려진 대로 유도와 태권도에 능한 이들은 평소에도 손발이 잘 맞는 명콤비였다. 사건 당일도 인근에서 경호를 마치고 자주 가던 인계동 번화가에서 회포를 풀던 중이었다.

난데없이 화를 내며 가게로 들어온 범인을 유심히 보던 김정호씨는 맞은편에 앉은 김영대씨에게 신호를 보냈고 범인이 흉기를 꺼내자 김정호씨가 재빨리 달려가 두 번의 고함과 함께 다리를 감아 제압했다. 뒤이어 김영대씨는 범인이 손에 쥐고 있는 흉기를 빼앗았다. 이들의 신속한 대처로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이들은 평소에도 언론에 나오는 비슷한 일들을 보며 '나였다면 어떻게 했을까'를 머릿속으로 생각해 왔다고 한다. 특히 지난해 서울 신림역과 성남 서현역에서 일어난 흉기난동사건 이후 늘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했다.

김정호씨는 그 날 이후 안전에 대한 시민 사회의 교육 필요성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한 사회를 위해선 무엇보다 흉기 난동과 같은 사건이 벌어졌을 때 상황을 빨리 판단하고 빠른 신고와 대처가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모든 사람이 이들과 같이 흉기 난동 범인을 제압할 순 없겠지만, 최소한 흉기 난동과 같은 상황에서 어떠한 대처가 필요하고 숙지해야 하는지 배울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정호씨와 김영대씨는 이번 일을 계기로 안전 교육에 대한 강의를 준비 중이다. 간단한 호신술과 응급처치, 위기상황대처법 등 부르는 곳이 있다면 얼마든지 자신들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다시 돌아가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무도인으로서 또 경호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이들의 말엔 큰 힘만큼 그에 따르는 큰 책임이 엿보였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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