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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문서 작성 프로그램 유료화… 경기도 공공기관들 불만 토로

김지원
김지원 기자 zone@kyeongin.com
입력 2024-04-17 20:29 수정 2024-04-17 21:08

한글과 컴퓨터 액티브X 지원 종료
수천만원 이용료 지출에 부담호소
도내 일부기관 '불공정 거래' 주장
가격협상 제안했지만 쉽지 않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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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한글과컴퓨터 본사 전경. /연합뉴스

경기도 내 일부 지자체의 산하 공공기관들이 기존에 무료로 사용하던 한글과 컴퓨터 프로그램을 올해부터 유료로 사용해야 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일부 공공기관은 집단행동을 통해 한글과 컴퓨터 측에 가격 협상 등을 제안했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17일 한글과 컴퓨터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부로 '아래아 한글'의 액티브X 기술지원을 종료했다. 아래아 한글은 공공기관의 공문서 작성 등에 사용하는 문서 작성 프로그램으로 해당 프로그램에서 작성한 문서를 웹상에서 전자문서로 활용하기 위해선 액티브X 프로그램이 필요했다.



그러나 액티브X는 그간 낮은 보안, 비효율성 등 여러 취약점이 나타나며 금융권을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교체 수순을 밟았다.

한글과 컴퓨터 역시 이러한 추세에 맞춰 지난해 7월 23년간의 기술 지원을 마친다고 공지했다. 또한 기존의 액티브X의 역할을 대체할 '웹한글 기안기' 프로그램을 내세웠다.

문제는 무료로 지원하던 액티브X와 달리 웹한글 기안기는 한글과 컴퓨터가 저작권을 갖기 때문에 각 공공기관에서 유료로 구입해야 한다. 이 때문에 지자체를 비롯한 산하 기관인 문화재단, 도시공사 등에선 각자 저마다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

수원시의 경우 이미 산하 기관 간 전자문서를 작성하는 독자적인 시스템을 만들어 선제적 대응을 했지만, 용인시의 한 공공기관의 경우 6천만원 상당의 추가 지출을 해야 했다. 화성시 역시 기존 예산에서 15퍼센트 가까이 높은 추가적인 이용료가 발생했다. 성남시의 한 공공기관 또한 지난해 따로 예산을 책정해 3월 구매를 완료한 상황이다.

한편 한글과 컴퓨터의 이러한 정책에 반발하는 공공기관도 나온다. 하남문화재단은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이하 전지연)와 함께 한글과 컴퓨터에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전지연 측은 한글과 컴퓨터의 웹한글 기안기가 지역 공공기관에 과도한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지연 관계자는 "지역 공공기관은 전 직원이 50명도 안 되는 곳이 있는데 해당 프로그램은 100명분의 요금제가 최소 요금제"라며 "공공기관이 아래아한글을 쓸 수밖에 없는 점을 이용해 한글과 컴퓨터가 우월한 지위에 의해 불공정한 거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글과 컴퓨터 측은 오랜 기간 프로그램의 변화를 공지해 왔고 최대한 공공기관의 편의를 생각해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고 밝혔다.

한글과 컴퓨터 관계자는 "웹한글 기안기 외에 다른 대안 프로그램도 있지만 품질 등의 이유로 공공기관이 자사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최소 요금제가 200명분의 요금제였으나 지자체의 요구에 의해 100명분으로 하한선을 잡은 것이고 이 이상은 무리한 요구"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직 대안을 찾지 못한 공공기관을 위해 올해 6월까지 유예기간을 두고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고 있지만, 이후에는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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