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불법고용·안전 미흡 협박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조합원 채용을 요구하며 현장소장을 협박한 건설 노조 간부들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7단독 김은혜 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공갈 혐의로 기소된 모 건설노조 인천지부장 A(63)씨와 사무국장 B(47)씨에게 각각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A씨 등은 2021년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한 신축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건설업체 현장소장 등을 협박해 노조 조합원 16명을 채용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형틀 작업에서 우리 조합원을 채용하라"고 요구했다가 현장소장이 거절하자 3개월 동안 20차례가량 공사 현장에 찾아갔다. 그러면서 "자격이 없는 외국인을 불법 고용한 사실과 안전조치 미흡 사례 등에 대해 민원을 제기하겠다"면서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이 활동한 노조는 양대 노총 소속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김 판사는 "피고인들은 노조활동을 빌미로 피해자들을 공갈해 다수 조합원을 채용하도록 했다"며 "범행이 사회에 미치는 해악이 커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이 사건 범행으로 피고인들이 개인적으로 취한 이득은 없는 점, 피해자들이 선처를 바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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