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첫 매장 ‘오픈런’ 인기몰이
쫄깃한 식감 매력, 런던 빵집 감성
신세계 ‘화제성 예상’ 기대감 적중
11일 정오께 스타필드 수원 2층 베이글 전문점 ‘런던 베이글 뮤지엄 5호점’ 앞. 유리 난간 옆으로 굽이굽이 길게 늘어선 줄은 따라 100여m를 간 뒤에야 ‘3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안내문과 함께 대기줄 끝이 보였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 5호점 입구엔 단팥쌀 베이글을 구입해 인증샷을 찍는 20~30대와 긴 줄을 보며 신기해하며 “무슨 줄이냐”고 묻고선 허탈해하는 중장년층 아저씨까지 다양한 풍경이 연출됐다.
또 가족들과 베이글을 사러 왔다가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한숨을 내쉬고 선 다음을 기약하며 발길을 돌리는 가족들의 모습도 종종 눈에 띄었다.
어렵게 들어간 가게 안도 사람들로 발 디딜 틈도 없이 인산인해를 이룬 것은 마찬가지. 진열매대에서도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걸음을 걷는 것조차 힘들었다. 트레이(쟁반)엔 조금만 삐긋하면 쏟아질 만큼 종류별 베이글이 한가득 담겨져 있어 보는 사람이 더 불안함을 느낄 정도였다.
계산을 끝냈더라도 포장한 베이글이 내 손에 들어오기까지 다시 한번 계산대 옆에서 기다림이 이어졌다.
이날 서울 종로 안국에서 시작한 베이글 전문점 ‘런던 베이글 뮤지엄’이 스타필드 수원에 국내 최대 규모로 문을 열었다.
경기도 첫 진출인데, 첫 공략지로 올해 초 오픈한 스타필드 수원점을 택했다. 서울뿐 아니라 수원에서도 ‘오픈런 현상’이 나타나며 흥행을 이끌었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 5호점은 서울과 제주를 제외한 지역 최초 매장으로 357㎡ 규모다. 카운터 왼편에 테이블 10여개의 테이블 등이 있지만 몰려든 고객들을 수용하기엔 턱없이 부족해 매장에서 여유롭게 베이글을 즐기기가 어렵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은 국내에 ‘베이글 열풍’을 불게 한 주역이다. 쫄깃함을 강조한 다양한 종류의 베이글과 영국 감성을 더한 인테리어가 MZ세대의 취향을 정조준하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개점 전부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줄이 늘어섰다. 지난해엔 예약 앱 ‘캐치테이블’에서 웨이팅 1위 맛집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여전히 인기가 공고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2021년 서울 종로구 안국점에서 시작한 런던 베이글 뮤지엄이 3년여 만에 경기도까지 진출하게 됐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 수원점은 MZ세대를 정조준한 스타필드 수원에 문을 여는 만큼 MZ세대가 열광할 만한 콘셉트로 공간을 꾸몄다.
붉은 벽돌과 손글씨로 쓴 메뉴판, 나무로 만든 매대, 통창으로 들어오는 햇볕 등 런던의 오래된 베이커리를 통째로 옮긴 듯한 이국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게 스타필드 수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오픈 당시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곳에 웨이팅 1위 맛집이 입점하는 만큼 신세계 측은 다시 한번 화제성을 입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는데 적중한 셈이다.
수원에서 첫 선을 보이는 메뉴도 준비했다. ‘단팥쌀 베이글’은 전국 런던 베이글 뮤지엄에서 가장 먼저 선보였다. 첫 선인만큼 트레이엔 단팥쌀 베이글을 필수품처럼 담겨졌다.
참깨 베이글에 꾸덕한 크림치즈와 꿀을 더한 시그니처 메뉴 ‘브릭 레인’, 으깬 감자와 치즈를 넣은 베이글에 체다 치즈를 올린 ‘감자 치즈 베이글’ 등 기존 메뉴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베이글에 잘 어울리는 수프와 크림 치즈, 음료도 구비했지만 인산인해를 미루면서 찾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듯했다.
친구들과 함께 런던 베이글 뮤지엄 5호점을 찾았다는 A씨는 “지난해 연말 제주도여행 때 제주에서 베이글을 맛보려고 했었는데 먹지 못해 아쉬웠다”며 “1시간 넘게 줄을 섰지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번 런던 베이글 뮤지엄 수원 오픈으로 수원에선 롯데와 신세계의 미식 경쟁은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 프라퍼티가 운영하는 스타필드 수원과 최근 순차적으로 리뉴얼을 단행 중인 롯데백화점·롯데몰 수원 또한 최근 유통업계 키워드로 떠오른 F&B(식음료) 강화를 진행하고 있어서다.
롯데몰 수원의 경우 지난 4월 지역 맛집이 입점한 ‘다이닝 에비뉴’를 공개했다.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 ‘랜디스도넛’도 신규 오픈을 예고한 상태다. 랜디스도넛의 경기도 입점은 처음이다. 트렌드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부터 맛있는 빵을 찾아 발품을 파는 ‘빵지순례객’이 수원 유통가로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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