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간 노선유치 갈등 지연 가능성 커
전체 사업구간 1·2단계별로 추진 방안 제시
인천철 2호선 서창·논현 연장 연계 효율적
광역교통망 부족 주민위해 더 늦춰선 안돼 |
박종효 인천 남동구청장 |
도시 교통망의 주요 요소는 속도와 정시성으로 압축된다. 목적지까지 얼마나 빠르게, 그리고 정해진 시간에 도달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여러 교통 인프라 중 최근 광역철도가 급부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수도권 주요 지점을 연결하는 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이 대표적이다. 올해 3월 부분 개통한 A노선(수서~동탄)을 시작으로 현재는 H노선까지 추진 중이다. 다양한 이해가 충돌하고 있지만, 분명한 건 광역교통망은 교통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통행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삶의 질을 높였고 지역 간 상생 발전의 계기가 되고 있다.
더불어 전국적인 인구 소멸 위기에 대중교통을 중심으로 한 이동권 확보는 지자체의 중요한 경쟁력이다. 특히 수도권에선 서울과의 접근성이 지역발전의 바로미터인 것이 현실이다. 바꿔 말하면 광역교통망이 부족한 지역은 삶의 질, 지역발전에 뒤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인천 남부권은 수도권 광역교통망에서 소외돼 지역민들의 불편이 크다. 남동구에선 논현, 서창동이 포함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 바로 제2경인선이다. 제2경인선은 연수구 청학역을 기점으로 남동구 논현, 서창을 거쳐 서울로 이어지는 광역철도다. 철도가 개통되면 주민들의 교통 편의가 개선되고, 서울 도심으로 접근성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문제는 추진 속도다. 제2경인선은 2021년 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됐다. 당시 구로차량기지 이전을 전제로 추진됐지만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인천시가 구로차량기지 이전을 제외한 대안 노선을 국토교통부에 제안했고, 국토부가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별도로 국토부는 민간사업자인 대우건설의 사업의향서를 받아들여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민간적격성 심사를 신청했다. 이처럼 재정사업과 민자사업이 모두 검토되고 있으나 자치단체 간 노선 유치 갈등으로 인해 지연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실제 경기 시흥시와 광명시는 민자 노선 공개 직후 거듭 반대 의사를 표했다. 주민들은 사업 지연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업 방식과 노선에 대한 신속한 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전체 사업 구간을 1, 2단계로 나눠 단계별로 추진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인천(청학~서창~신천) 구간을 1단계로 우선 추진해야 한다. 인천 구간만이라도 서해선 신천역과 연결한다면 1호선(소사역), 7호선(부천종합운동장역), 5호선(김포공항역)과 환승이 가능하다. 이견이 있는 경기 구간의 확정까지 무기한 기다릴 필요없이 인천 구간을 재정사업으로 우선 시행한다면 광역교통망 이용의 불편을 일부 해소할 수 있다. 나아가 전체 구간의 빠른 개통 추진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또한, 인천 구간 우선 추진은 자칫 착공이 지연될 경우 발생하는 공사비 상승을 방지할 수 있다. 여기에 인천도시철도 2호선의 서창·논현 연장과 연계해 추진한다면 광역교통망 확충에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주민들의 숙원 해결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다. 광역철도 정책은 국가 정책이지만 우리 구도 사업 추진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구민들의 자유롭고 편리한 이동을 위한 교통망 확충은 최우선 과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남동구는 제2경인선 조속 추진을 올해 중점 과제로 정하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말 온라인을 통한 제2 경인선 추진 응원 댓글 이벤트를 통해 구민의 염원을 전달했고, 지난 총선 전에는 남동구 출마자들에게 제2경인선 조속 추진을 공약화하도록 제안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앞으로 구는 서명운동과 결의대회, 정치권과의 정책간담회 등을 통해 지역주민과 함께 제2경인선 조속 추진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철도의 가장 큰 장점은 정시성이다. 마찬가지로 교통인프라도 적기에 구축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광역교통망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주민들을 위해서라도 더는 늦춰서는 안 될 사업이다. 22대 국회가 개원을 앞두고 있다. 여러 현안과 숙원을 풀어내 주길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 제2경인선의 조속한 추진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박종효 인천 남동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