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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점박이물범 '삶의 터전' 주목 "개체수 증가… 보호·연구기반 필요"

정선아
정선아 기자 sun@kyeongin.com
입력 2024-05-20 19:59

2019년 130마리→2023년 324마리
새끼 발견… 번식지 가능성 높아
市, 체계적 관리 방안 마련 예정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 서식하는 점박이물범이 매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인천시와 인천녹색연합은 백령도 주민 150여명과 함께 진행한 '백령도 점박이물범 주민모니터링 5년 종합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백령도 하늬바다 인근의 물범바위, 연봉바위와 두무진 물범바위에서 서식하는 점박이물범을 모니터링했다.

모니터링 결과 백령도에서 발견된 점박이물범 수는 2019년 130마리에서 2020년 180마리, 2021년 179마리, 2022년에는 227마리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10월에는 백령도 인근에서 점박이물범이 324마리 발견됐다. 2006년 해양수산부가 백령도에 사는 점박이물범의 수를 모니터링한 이래로 최대 규모다.

중국 랴오둥(遼東)만에서 번식한다고 알려진 점박이물범이 백령도 등 서해 연안에서 새끼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모니터링 결과 확인됐다. 인천 깃대종이자 멸종위기종Ⅰ급인 점박이물범은 매년 2~3월부터 10월까지 백령도 등 서해 연안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점박이물범은 11월께 중국 랴오둥만으로 이동해 새끼를 낳는다.

모니터링 중 2020년 2월 백령도 하늬바다에서 새끼 점박이물범이 발견됐다. 겨울에 발견된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후 겨울철 백령도 연안에서 새끼 점박이물범이 3차례 더 발견됐다.(3월12일자 6면보도=새끼 점박이물범 해마다 목격… 백령도 등 연안서 번식 가능성)



모니터링단은 이를 두고 점박이물범이 백령도 등 서해 연안에서 새끼를 낳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얀 배내털이 있는 생후 1개월 미만의 새끼 점박이물범은 수영을 하지 못해 랴오둥만에서 백령도로 이동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모니터링을 진행한 인천녹색연합 황해물범시민사업단 박정운 단장은 "점박이물범이 선호하는 바위, 매년 백령도에 도착하는 시기 등 점박이물범의 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었다"며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백령도에 해양동물 연구기반, 치료시설 등이 갖춰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협의해 백령도 등 점박이물범 서식지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인천시 해양환경과 관계자는 "앞으로도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시민들과 협력해 점박이물범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점박이물범 보호를 위한 해양동물치유센터 설치 논의도 시작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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