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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22대의 미래, 우리는 이미 봤다

권순정
권순정 sj@kyeongin.com
입력 2024-06-02 19:12 수정 2024-06-02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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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정 정치2부(서울) 차장
"법사위 기능을 법안 발목잡기에 악용하니 이번엔 우리가 맡아서 이 관행을 끊어버리겠다.", "우리나라가 '1당 독재국가'가 됐다." 앞말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의 것 같지만 4년전 김태년 원내대표가 한 말이다. 뒷말은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아닌 국민의힘 전신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의 것이다.

지도체제도 유사하다. 그 당시 민주당은 강성 이해찬 대표 체제였고, 미래통합당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였다. 이해찬을 이재명으로, 미래통합당 김종인을 지우고 국민의힘 황우여를 넣으면 똑같다. 4년 전 21대 국회가 개원할 때 상황은 잔인할 만큼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여야가 바뀌었다는 것. 게다가 대통령실을 겨냥한 특검으로 야당은 여당이 맡아온 운영위까지 노리고 있다. 싸움의 영역이 넓어졌다. 논리도 유사하다. 4년전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책임국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일하는 국회'도 자주 쓰던 문구였다. 22대 민주당도 '책임국회를 위해 법사위 운영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당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1당독재'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대야 논평에선 '민주당의 입법 독재'가 거의 매일 등장하고 있다.

그럼 4년전 상황은 어떻게 진행됐나. 김 원내대표는 주 원내대표를 찾아다니며 '협의를 위해 할만큼 했다'는 명분을 쌓았다. 1차(15일)와 2차(29일)로 나눠 단계적으로 17개 상임위원장을 민주당이 독차지했다. 현재의 민주당은 1차 선출을 7일로 잡고 있다. 그때보다 인내심이 줄었다.



그럼 일은 잘했나. 당시 추경이 진행되고 있었다. 한 진보 매체는 야당이 없는 추경심사는 정부 부처에 대한 질문도 없이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4년전 원구성협상은 21대 국회가 정쟁의 늪에서 허우적댄, '일 못하는 국회'의 전주곡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22대 국회가 시작된 지 2일 기준 4일 됐다. 22대는 정치신인과 강성팬덤으로 '협치'가 설 자리가 더 좁다. . 안타깝지만 정치를 맡겼던 국민들이 다시 이곳으로 마음을 써야 한다.

/권순정 정치2부(서울) 차장 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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