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서 징역 3개월 선고 법정구속
피고인 "앞으로 노력" 선처 요청
여가부는 '선지급제' 입법 속도내
국회 앞에서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한 엄중 처벌을 촉구하며 김은진(44)씨가 삭발 시위를 벌이는 모습. /경인일보DB |
법원 명령에도 수년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아 이례적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40대 남성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3월28일자 6면 보도=양육비 미지급 첫 실형… '나쁜 아빠' 감옥 보낸 '삭발 엄마')
인천지법 형사항소3부(부장판사·최성배) 심리로 지난 5일 열린 첫 재판에서 검찰은 양육비 이행 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44)씨에게 "더 무거운 처벌이 필요하다"며 원심과 같은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
A씨 법률대리인은 "심장 수술 전력이 있는 등 평소 건강이 좋지 않았다"면서 "아이들에게 직접 생활비를 지급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아버지 업무를 도와 양육비 지급 노력을 보이겠다"고 선처를 요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피고인은 이혼 후 수입이 없음에도 아이들과 교류하면서 현금으로 생활비를 줬다고 하는데, 피해자는 그런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재판장은 A씨에게 "1심에서 충격 요법을 쓰면 양육비를 지급할 것으로 보고 실형을 선고한 것 같은데, 피고인은 여전히 '취업이 안 됐다' '수입이 생기면 지급하겠다'는 등 막연한 말만 하고 있다"며 "아버님 돈으로라도 아이들을 도와줄 형편이 안 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A씨는 "어머니가 수술을 받아 형편이 어렵다.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A씨는 2014년 4월부터 최근까지 전 아내 김은진(44)씨에게 두 아이 양육비 9천600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지난 3월 1심에서 징역 3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양육비 미지급자를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관련법이 개정된 후 실형이 선고된 건 처음이라고 한다.
이 재판 이후 인천에서는 전 아내 B(38)씨에게 두 아이 양육비 7천700여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30대 남성이 지난달 1심에서 징역 3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구본창 양육비해결하는사람들 대표는 "인천에서 처음 실형 선고가 나온 이후 피해자들은 재판에서 전 배우자에게 실형 등 높은 형량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복잡한 양육비 이행 소송 절차 간소화와 양육비 선지급제 시행은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여성가족부는 '양육비 선지급제' 방안이 담긴 양육비이행법 개정안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계류되다 폐기된 양육비이행법 개정안에는 이혼한 배우자로부터 받지 못한 양육비를 정부가 우선 지급하고 비양육 부모로부터 회수하는 내용이 담겼다. 신영숙 여성가족부 차관은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22대 국회 첫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조속한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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