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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8일부터 무노동·무임금 총파업 예고

이상훈·한규준
이상훈·한규준 기자 sh2018@kyeongin.com
입력 2024-07-02 19:46

전체 직원 23.6%… 상당수 DS 소속
성과급 개선·경제적 손실 보장 요구
일부 '내부 단합 저해' 비판 목소리


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총파업을 선언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직원들 사이에선 파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사업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단합을 해도 모자랄 판국에 일부 직원들의 혜택을 이유로 파업에 나서는 모양새가 오히려 지역경제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비난마저 나오고 있다.

2일 전삼노에 따르면 전삼노는 오는 8~10일 무노동·무임금 원칙하에 1차 총파업을 하고 이후 5일간 2차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전삼노와 삼성전자 사측은 지난 1월부터 3차례 중앙노동위원회 사후 조정회의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전삼노는 사측 간의 미팅에 이어 반도체 사업 수장인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과 간담회를 가졌으나 입장을 좁히지 못하면서 결국 파업을 선택했다.

전삼노는 노사협의회를 통해 결정된 2024년 연봉 인상률(3%)을 거부한 855명에 대해 좀 더 높은 임금을 인상해 주고, 성과급 기준을 개선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외에도 2023~2024년 임금교섭 병합 조건으로 휴가일수 확대, 무임금 파업으로 발생된 모든 조합원들의 경제적 손실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지난달 29일 기준 2만8천397명으로, 전체 직원의 23.6% 수준이다. 상당수의 조합원이 24시간 생산라인이 가동되는 반도체 사업을 맡는 DS부문 소속이다.

이와 관련 전삼노 측은 "2만8천여명의 조합원은 집행부에게 총파업의 명을 내렸고, 총파업을 통해 이 모든 책임을 사측에 묻는다"며 "지금까지 쌓은 사측의 업보와 합법적 쟁의권을 기반으로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무임금, 무노동 총파업으로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삼성 내부에서는 노조의 이런 행위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한 직원은 "총파업과 관련해서 사측의 공식 입장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중간에 수장이 교체되는 이례적인 일도 있었고 15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와 달리 올 들어 점점 분위기가 좋아지는 상황에서 노조가 총파업을 하겠다는 건 오히려 내부 단합을 해치는 것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무엇보다 최근 전삼노 선거과정에서 내부적으로 갈등이 빚어지는 일도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위기 극복을 위해 뭉쳐야 할 상황에 오히려 노조가 발목을 잡는 건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에서는 지난 1969년 창사 이래 단 한 차례도 파업한 사례가 없다. 2022년과 2023년에도 임금교섭이 결렬되자 노조가 조정신청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했으나 실제 파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상훈·한규준기자 sh2018@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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