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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조기 총선' 마크롱의 반쪽짜리 승리 [유혜연 기자의 지금, 여기 파리]

유혜연
유혜연 기자 pi@kyeongin.com
입력 2024-07-09 20:23 수정 2024-07-26 11:37

올림픽 2주 앞두고 국정혼란 가중
"극우 과반 차지 막아 일단 안도"


2024 파리올림픽을 2주가량 앞두고 마무리된 프랑스 조기 총선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반쪽짜리 승리'를 거뒀다. 극우 정당의 다수석 확보는 저지했지만, 새 총리를 좌파연합 소속 인물로 임명해야 할 상황에 부닥쳤기 때문이다.

9일 프랑스인 마리안느 드브레씨는 경인일보에 "마린 르펜(프랑스 극우 정치인)이 자신의 정당(RN)을 악마화하려는 시도를 저지하고자 하는 전략이 어느 정도 통하면서 의석을 많이 차지했다"며 "그래도 극우 정당이 과반을 넘는 건 현실이 되지 않아 일단은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

최근 치러진 프랑스의 조기 총선은 좌파 진영의 승리로 끝났다. 최종 투표 결과 전체 의석 577석 중 좌파연합 신민중전선(NFP)이 182석,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르네상스(RE) 등 범여권이 168석, 극우 국민연합(RN)과 연대 세력이 143석을 각각 확보했다.



극우 세력이 프랑스 의회를 휩쓰는 상황은 면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국정운영 주도권을 좌파 진영에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프랑스는 이원집정부제를 채택한 국가로, 통상 총리는 의회 다수당에서 추천하는 관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임기가 3년이나 남은 마크롱 대통령이 조기 총선이라는 무리한 승부수를 던진 이유는 무엇일까. 취임 초기 60%대였던 지지율이 현재 절반으로 떨어지는 등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위태롭다는 점을 마크롱 대통령과 RE가 모를 리 없다.

실마리는 프랑스 조기 총선에 앞서 마무리된 유럽연합(EU) 의회 선거에 있다. 지난달 9일 끝난 해당 선거는 우파 진영이 휩쓸었다. 특히 프랑스에 할당된 81석의 EU 의석 중 마린 르펜이 이끄는 RN이 30석을 가져갔다. 반면, 마크롱 대통령의 RE는 겨우 13석을 얻었다. 차기 2027년 프랑스 대선을 RN이 주도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생긴 이유다.

100년 만에 파리에서 열리는 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조기 총선 여파로 앞으로 남은 2주 동안 국정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가브리엘 아탈 현 총리는 총선 결과가 나온 직후 마크롱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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