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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후폭풍… 고기 대신 '뒤집힌 상춧값'

윤혜경
윤혜경 기자 hyegyung@kyeongin.com
입력 2024-07-10 21:13 수정 2024-07-10 21:15

적상추 포함 열흘새 30.1% 올라
알배기·시금치 등 최대 5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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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내 한 고깃집 식당 냉장고. 상추와 깻잎을 미리 소분해 냉장고에 넣어놓고 있다. 2024.7.10. /윤혜경기자hyegyung@kyeongin.com

"채소로 눈치 준다고 소문이 나면 아예 손님들 발길이 끊기기 때문에 눈치껏 양을 줄여 테이블에 올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보다 더 힘들다."

10일 수원시내 한 고깃집. 한 달 전만 해도 바구니 가득 올라왔던 쌈채소가 지금은 상추 5장과 깻잎 몇장 등 쉽게 셀 수 있을 정도로 양이 줄었다. 고깃집 사장은 "매년 장마철만 되면 푸른 채소 가격이 몇 배씩 오르는데 올해는 일찍 가격이 올라 기본으로 제공되는 쌈채소 양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장마철로 접어들며 상추와 깻잎 등 쌈채소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수원지역에서 판매되는 청상추 100g 기준 소매가격은 1천125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일 865원과 비교하면 10일 만에 가격이 30.1%(260원) 올랐다. 적상추 또한 가격이 동일하게 올랐다.

쌈배추로 불리는 '알배기 배추' 가격도 오름세다. 지난달 21일 1통에 2천350원이던 알배기 배추 가격은 지난 3일 2천875원까지 치솟았다. 13일 만에 22.3%(525원) 뛴 것이다. 이날 가격은 2천770원으로 소폭 내렸으나, 지난달 21일보다는 17.9%(420원) 비싸다.



시금치 가격도 심상치 않다. 지난달 말(26일) 수원지역 기준 100g 소매가가 655원이던 시금치 가격은 지난 4일 1천45원으로 59.5%(390원) 뛰었다. 이 가격은 현재까지도 유지 중이다. 양파 또한 지난달 21일부터 1㎏ 2천180원을 기록 중이다. 평년(2천11원)보다 8.4% 비싼 수준이다. 이른 폭염에 장마까지 겹치며 채소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주요 채소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이는 것이다.

채솟값 부담이 더해지면서 자영업자들의 한숨만 더 깊어지고 있다. 수원시내 한 중식집 사장은 "파란 채소들이 20~30% 올랐다. 양파도 1망(15㎏)에 1만2천원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1만7천원이 넘는다. 양파만 해도 하루에 두 망 이상씩 쓰는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푸념했다.

한 고깃집 사장은 "두달 전만 해도 알배기 배추가 1통에 1천원 가량이었는데 지금은 3천500~3천750원 수준"이라며 "그렇다고 양을 줄이면 손님이 반감을 가지니 그대로 드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자영업자 못지 않게 소비자 또한 부담이 크다. 이날 한 식당에서 만난 A(33)씨는 "마트서 장을 볼 때 채솟값이 비싼 걸 느꼈다"며 "가격이 비싼 걸 아니까 리필하기가 미안하기도 하고 눈치도 보인다"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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