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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말 못 할 인간 악행… 포로수용소 '아우슈비츠'의 실제

구민주
구민주 기자 kumj@kyeongin.com
입력 2024-07-11 19:12

■ 말로 담아내기 어려운 이야기┃크리스토프 다비트 피오르코프스키 지음. 김희상 옮김. 청미출판사 펴냄. 236쪽. 1만8천원

말로 담아내기 어려운 이야기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이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 인종청소라는 명목 아래 수백만 명의 유대인이 끔찍한 죽음을 당해야 했던 '홀로코스트'는 인간의 악행을 보여준 최악의 사건이다. 포로수용소였던 아우슈비츠라는 곳이 실제 어떠했는지 그들의 증언을 남기는 일은 오늘날의 우리가 감히 짐작할 수도 없는 시대의 상황과 그곳에서 살아간 이들을 제대로 바라보는 데 있어 꼭 필요하다.

신간 '말로 담아내기 어려운 이야기'는 도이칠란트라디오의 방송 원고 '말로 담아낼 수 없는 이야기: 작가 프리모 레비와 장 아메리를 생각하는 기나긴 밤'을 토대로 하고 있다. 저자는 반유대주의와 홀로코스트, 아우슈비츠를 오랫동안 성찰해왔다.

이번 책에서는 아우슈비츠의 경험에서 서로 다른 결론을 끌어내 선명한 대비를 이루는 두 인물, 레비와 아메리를 생생하면서도 깊이 있게 그려낸다. 두 사람은 저항에서부터 수용소 경험을 거쳐 상흔을 극복하려는 노력에 이르기까지 많은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아우슈비츠로부터 각자 다른 결론을 도출하고, 그 경험을 읽어내는 상대의 독법을 강하게 비판했다.



레비와 아메리는 아우슈비츠라는 지옥에서 살아남았지만, 한쪽은 자신을 추스르고 다시 일어선 반면 다른 쪽은 회복할 수 없이 망가진 자로 남았다. 이탈리아의 유대인 레비는 자신의 증언으로 그 끔찍했던 아픔을 덜어낼 수 있었던 반면, 유대인으로 만들어진 오스트리아 남자 아메리는 이 세상에서 더는 안식처를 찾을 수 없었다.

파시즘에 맞선 저항 이후 인간을 짓밟는 강제수용소의 경험과 이를 글로 이겨내고자 했던 대비적인 두 인물의 이야기가 담긴 책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교훈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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