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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창] 일회용품 없는 야구장을 바라며

김주엽
김주엽 kjy86@kyeongin.com
입력 2024-07-18 19:51 수정 2024-07-18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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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엽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최근 야구 경기를 보기 위해 인천SSG랜더스필드(인천 문학야구장)를 찾았다가 매우 생소한 광경을 보게 됐다. 매점에서 여러 개의 컵라면을 산 사람들이 종이 박스가 아닌 청록색 플라스틱 쟁반에 음식을 들고 가고, 맥주를 일회용 컵이 아닌 다회용컵에 마시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이는 인천시가 야구장 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추진한 사업으로 생겨난 모습이다. 인천시는 올해 KBO 야구 시즌이 끝날 때까지 문학야구장에서 열리는 모든 경기에 다회용기를 공급하기로 했다. 야구팬들이 반납한 다회용컵은 깨끗이 세척된 뒤 매장에 다시 공급된다.

처음 이 모습을 봤을 때는 '관람객들이 다회용기 잘 반납할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쓸데없는 걱정에 불과했다. 관람객들은 경기장 곳곳에 설치된 '다회용기 반납함'에 쟁반이나 컵을 자연스레 반납했다. 함께 야구장에 방문한 지인도 "쓰레기통 옆에 반납함을 설치해서 사람들이 불편하게 생각 안 하는 것 같다. 야구장에 올 때마다 쓰레기가 많이 생겼는데, 이러한 사업은 매우 좋아 보인다"고 웃으며 말했다.

야구장은 경기를 보러 오는 공간이지만, '먹으러' 가는 사람들도 매우 많다. 야외에서 음식을 먹다 보니, 발생하는 쓰레기도 정말 많다. 환경부에서 최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야구장에서 사용한 일회용 컵이 262만개에 달한다. 이마저도 전년보다는 매우 줄어든 수치다. 전국의 스포츠 시설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의 36%는 야구장에서 나온다는 통계도 있다. 평소 야구장을 자주 찾으면서 쓰레기통을 보면 불쾌한 경우가 많았다. 페트병이나 일회용 컵은 산처럼 쌓여 있는 데다, 분리수거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모습이 많았다.



올해 프로야구 전반기 관중은 약 568만 명으로 역대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많은 사람이 찾는 인기 스포츠인 만큼, 지금이라도 하나씩 일회용품을 줄여가는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 인천시민으로서 인천시가 먼저 다회용기를 도입하는 사업을 추진했다는 것도 매우 뿌듯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야구장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주엽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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