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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차’ 전삼노 총파업 장기화 조짐에 일부 직원들 지친 목소리

이상훈
이상훈 기자 sh2018@kyeongin.com
입력 2024-07-27 14:28 수정 2024-07-27 20:36

9차 임금교섭 진행에도 입장차

노사 기본 인상률차 0.5% 불과

일부직원들 ‘이미지 실추’ 비판

지난 22일 오전 용인시 기흥구 삼성세미콘스포렉스에서 열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총파업 승리 궐기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지난 22일 오전 용인시 기흥구 삼성세미콘스포렉스에서 열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총파업 승리 궐기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단돈 5만원 때문에 생산 차질로 공장을 세우겠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립니까?”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의 총파업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일부 삼성전자 직원들 사이에서 이 같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69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총파업에 돌입한 전삼노가 지난 5월28일 8차 교섭 이후 두 달만인 최근 사측과 9차 임금교섭을 재개했지만 양측 간 입장차만 재확인했다.

전삼노는 이날 교섭마저 결렬되자 총파업을 이어나가는 한편, 사측에 대해서는 오는 29~31일 사흘간 집중교섭을 제안했다.

전삼노 측은 29일까지 사측이 새로운 대안을 가져오지 않는다면 더 이상 교섭하지 않을 것이며 총파업 수위를 더 높여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전삼노는 전 조합원 5.6%(기본 인상률 3.5%+성과 인상률2.1%) 인상과 성과금 제도 개선(EVA→영업이익), 파업참여 조합원에 대한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측은 노사협의회에서 정한 5.1%(기본 인상률 3%+성과 인상률 2.1%)를 고수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번 파업에 최대 쟁점은 임금인상률과 관련한 협상인데 노사 양측의 입장차이는 기본 인상률 0.5%에 불과할 정도로 크지 않은 편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내부에선 임금 0.5% 인상안이 8인치 파운드리(위탁생산) 등 일부 라인에서 생산 차질과 글로벌 기업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냐는 비판이 나온다.

예를 들어 전년도 연봉이 5천만원인 직원의 경우, 전삼노의 요구대로 기본 인상률이 0.5% 더 높아지면 연간 25만원을 더 받는다. 지난해 삼성전자 직원 평균 연봉이 1억3천500만원으로 계산하더라도 월 5만원 수준으로 치킨 두 마리 값에 불과하다.

삼성전자 반도체 한 직원은 “이번 노조 파업의 쟁점은 임금 인상인데, 월급 5만원 더 받겠다고 기업 이미지에 먹칠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라면서 “회사에서 적자를 이유로 급여를 깎겠다는 것도 아닌데, 임금인상은 핑계고 노동조합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고자 하는 파업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직원 역시 “연봉 인상이야 많으면 좋지만, 지난해 경영상황(반도체 부문 약 15조원 적자)을 고려할 때 1억 연봉 기준 세전 월 5만원도 안 되는 금액 때문에 파업을 한다는 건 이해가 잘 안 된다”며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명분 없는 파업이란 비난이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삼노는 노조 유튜브 방송에서 “0.5% 인상은 최소한의 성의다. 여태까지 사측이 노조와 제대로 합의한 적 없다”며 “0.5% 상징적인 것이다. 환산했을 때 월급 기준 3만4천500원 수준이다. 그것조차 할 수 없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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