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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버스터 정국 '파행'… 마비된 국회

오수진
오수진 기자 nuri@kyeongin.com
입력 2024-07-28 19:42

與, 野 강행처리 저지 나흘째 진행
주호영, 우원식 의장에 "양측 행태
중단시켜 달라" 요구… 의장단 싸늘
법사위, 명품백 의혹 진흙탕 싸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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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4법' 필리버스터가 사흘 연속 계속된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학영 국회부의장이 본회의 사회를 교대하고 있다. 2024.7.28 /연합뉴스

개원식조차 열지 못한 22대 국회가 7월 막판까지 '방송4법' 통과와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정국으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선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청문회를 이례적으로 3일간 실시하며 난타전을 벌였고, 법제사법위원회에선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등을 주제로 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청원 청문회에서도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부부생활'까지 거론되는 등 '난장판'으로 얼룩졌다.

28일 국회는 국민의힘이 야권의 '방송4법' 강행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신청한 필리버스터를 나흘째 진행하고 있다. 전날 방송문화진흥법(방문진법) 개정안 본회의 상정 직후 이날 오후 3시 현재 기준으로 세번째 필리버스터다.



방문진법 개정안은 전날 야당이 처리한 방송법 개정안과 향후 표결을 앞둔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등과 함께 공영방송 이사 수를 늘리고 이사 추천권을 언론과 방송학회 관련 직능단체에 부여하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법안들은 KBS, MBC, EBS 지배구조를 결정짓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의장단의 갈등도 감지된다. 야당의 강행을 비판하며 사회를 거부하고 있는 주호영 부의장과 우원식 국회의장, 이학영 국회부의장이 또다시 이를 비판하는 공방이 일면서다. 현재 우원식 의장과 이학영 부의장만 교대로 사회를 보고 있다.

주 부의장은 28일 입장문을 내고 "정치권이 지금 국회에서 벌이는 행태에 대해 상식있는 국민이 모두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며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 "민주당의 법안 처리 강행도, 국민의힘이 벌이는 필리버스터도 중단시켜 달라"고 했다.

25일 오후 5시 29분 시작된 필리버스터는 현재까지 70시간 이상 진행된 가운데 민주당은 전당대회 지방 일정을 고려해 29일 오전 8시 본회의장 집결을 계획한 상황이다. '방송4법' 표결이 모두 완료되는 시점은 30일 이후가 될 것으로 정치권은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방송4법 필리버스터에 이어 노란봉투법(노조법 개정안), 민생회복지원금(전 국민 25만원 지원금) 등 여전히 쟁점 법안이 남아있다.

이보다 앞서 지난 26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두고 김 여사에게 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를 두고도 여야는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은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지난 대선 때 불법 녹취록으로 대선판을 흔들려고 하다가 실패한 서울의소리가 소송을 당하자 앙심을 품고 최재영과 손잡고 철저히 기획해서 함정을 판 사건"이라고 주장했지만, 민주당은 최 목사를 적극 엄호하며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는 명백한 위법 행위라고 맞섰다.

이 과정에서 여야는 최 목사의 '김 여사와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고위직 인사에 개입했다'는 주장과 윤 대통령과 김 여사 간 '부부생활이 없는 듯 하다'는 최 목사의 발언 등을 놓고도 '허위사실', '법적 조치' 등의 발언이 쏟아졌다.

/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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