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포인트 쌓으러 국제대회 자비 들여
2달 전 교체선수로 발탁… 준결승 활약
한국 펜싱 여자 사브르 대표팀이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단체전 결승에서 우크라이나에 패하며 은메달을 차지했다. 2021년에 열린 도쿄 올림픽의 동메달을 뛰어넘는 한국의 올림픽 여자 사브르 단체전 최고성적이다.
‘특급 조커’ 전은혜(27·인천광역시 중구청)를 비롯해 윤지수(31), 전하영(22·이상 서울특별시청), 최세빈(23·전남도청)으로 구성된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이날 첫 경기에서 미국을 45-35로 돌려세웠다. 이어서 가장 큰 고비인 준결승 프랑스전에서 45-36으로 승리하며 올림픽 사상 첫 결승 진출을 일궜다. 이번 대회 개최국 프랑스는 팀 세계랭킹 1위이며 앞서 개인전 금메달과 은메달리스트를 배출한 여자 사브르 ‘세계 최강’ 팀이다.
프랑스전에서 한국 대표팀은 출전 선수 순서를 변칙적으로 운용했다. 3라운드까지 전하영-최세빈-윤지수가 출전했다. 이어서 4·5라운드는 전하영, 최세빈이 그대로 나섰다. 반환점을 돈 5라운드까지 점수는 25-18로 한국이 앞섰다. 6라운드에서 윤지수 대신 출전한 후보 선수 전은혜는 개인전 은메달리스트 사라 발제를 상대로 분전하며 30-23으로 격차를 유지했다. 최세빈이 나선 7라운드에 이어 전은혜는 35-26에서 시작한 8라운드에서도 아피티-브뤼네를 상대로 다시 9점 차를 유지하며 마지막 주자 전하영에게 바통을 넘겼다. 팀의 상승세를 그대로 이으며 임무를 완수했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이어서 열린 우크라이나와 결승전에선 42-45로 석패했다.
전은혜는 “준결승전에서 투입될 때 전혀 불안하지 않았다. 언니(윤지수 선수)가 저를 믿고 ‘은혜야 네가 (나 대신) 들어갔으면 좋겠어’라고 얘기를 해줬는데 그게 너무 감사했다”며 “4년 뒤에는 금메달을 따려고 이번에 은메달을 얻지 않았나 이런 생각도 들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전은혜가 파리 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된 건 지난 5월로, 대회 개막을 불과 두 달여 앞둔 시점이었다.
전은혜는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동메달을 획득하는 등의 활약을 했지만, 올해 국가대표에 선발되지 못했다. 하지만, 전은혜는 사비를 들여가며 국제대회에 출전해 랭킹 포인트를 쌓았고, 그 결과 국가대표(교체선수)로 최종 선발됐다.
전은혜는 초등학교 재학 중에는 육상을 했으며, 중학교로 진학하면서 코치의 권유로 펜싱에 입문했다. 한국체대 졸업 후 고향팀인 대전시청에서 3년 동안 활동했다. 지난해 인천 중구청으로 소속팀을 옮겨서 활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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