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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이전후 미활용 건물… 지역 흉물로 남았다

김형욱
김형욱 기자 uk@kyeongin.com
입력 2024-08-04 19:42 수정 2024-08-04 21:16

한은 경기본부, 1년째 매각 안돼
동수원등기소, 탈선 장소로 우려
정부 차원 조사·지자체 관심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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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역 공공기관들이 이전 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어 지역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사진은 수원시 장안구의 전 한국은행 경기본부 건물. 2024.7.31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지역 내 공공기관들이 자리를 옮긴 이후 기존 건물이 바로 활용되지 못하고 방치, 지역의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에 위치했던 한국은행 경기본부는 지난해 7월 영통구 이의동 경기융합타운으로 이전했다. 이후 기존 건물 매각을 위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3차례 입찰에 나섰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매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건물은 문이 잠긴 채 1년 넘게 빈 건물로 남아 있고, 지역 주민들은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인근 상인 이모(73)씨는 "방치되는 것보다는 다른 목적으로라도 활용되는 게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서도 낫다"고 했고, 주민 이모(88)씨는 "(해당 건물이) 빨리 정리돼서 주위에 사람들이 왔다갔다 해야 동네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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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역 공공기관들이 이전 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어 지역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사진은 수원시 영통구의 전 동수원등기소 건물. 2024.8.4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수원시 영통구의 동수원등기소 역시 수원지방법원 등기국이 지난 4월 동수원·화성·장안등기소 통합 업무를 시작해 건물을 옮긴 이후 지금까지 비어있다. 건물이 제 기능을 잃은 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관내 등기소를 관리하는 수원지법은 아직 기존 동수원등기소 건물에 대한 활용 방안을 찾지 못했다.

특히 이곳 주변에는 학원들이 밀집해 있어 청소년들이 빈 건물을 탈선 장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기존 동수원등기소의 닫힌 정문 옆으로 출입이 가능한 상태다.

인근 주민 전모(46)씨는 "불량한 학생들의 아지트로 활용될까 걱정"이라며 "건물을 비워두지 말고 빨리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사용 공공기관 건물에 대한 정부 차원의 조사와 해당 지자체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김형수 단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폐쇄된 공공기관 건물은 도시 경관을 해친다"며 "국가나 지방정부에서 사용하지 않는 공공건물들에 대한 실태조사와 함께 장기적 활용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배웅규 중앙대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교수는 "기관이 운영되지 않으면 지역 활력이 상당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해당 지자체에서도 지역 활성화를 위해 운영되지 않는 공공기관 건물들을 신경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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