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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년 만에 '실미도' 사과 결정… 유해 발굴·추모공원 만든다

박현주
박현주 기자 phj@kyeongin.com
입력 2024-08-05 20:50 수정 2024-08-10 14:56

정부, 내달 '국방부 장관 사과문' 대독 합의

2022년 진화위 '진실 규명' 권고
생존 부대원 4명 사형뒤 암매장
국가 부당한 공권력 행사 지적
추모시설 위치는 유족과 협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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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8월23일 인천 실미도에서 훈련을 받다가 탈출한 북파 부대원들이 탈취한 버스. 이들은 군경과 총격전 끝에 대부분 숨지고 4명은 사형당했다. /경인일보DB

인천 실미도에서 북한 침투를 목적으로 훈련 도중 탈출해 사망했거나 사형당한 부대원들(2022년 12월1일자 3면 보도)에 대한 정부의 첫 공식 사과와 후속 조치가 이뤄진다. 실미도 사건이 발생한 지 53년 만이다.

5일 국방부에 따르면 이르면 내달 실미도 부대원 4명의 유해 발굴 개토제에서 국방부 군인권개선추진단장이 신원식 국방부 장관을 대신해 사과문을 낭독한다.

국방부는 2022년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원회)의 진실 규명 결정 등 권고 조치에 따라 추진된다고 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당시 살아남은 부대원 4명을 사형한 뒤 암매장한 것을 국가의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인한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으로 규정하고 유해 발굴을 지속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국방부는 실미도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고 과거를 사죄하는 내용의 사과문을 장관 대신 단장이 대독하는 것을 두고는 유가족과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암매장된 부대원 유해 매장지 조사, 발굴과 함께 유족 요청에 따라 추모 공원 조성 등 후속 절차도 추진할 예정이다. 추모 공원은 부대원들이 훈련을 받았던 실미도 일대 등을 후보지로 검토 중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진실화해위원회 권고와 유가족의 지속적인 요청에 따라 공식적으로 사과 입장을 표명하기로 결정했다"며 "대독 등 관련한 세부 내용을 두고는 유족들과 충분히 논의를 거쳤다. 추모 공원 후보지 등 위치는 아직 협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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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8월23일 인천 실미도에서 훈련을 받다가 탈출한 북파 부대원 사건을 보도한 당시 연합신문(현 경인일보) 기사. 이들은 군경과 총격전 끝에 대부분 숨지고 4명은 사형당했다. /경인일보DB

실미도 사건은 1971년 8월 인천 중구 실미도에 있던 북파 부대원 24명이 기간병들을 살해하고 서울로 향하던 중 군경과 총격전 끝에 대부분 숨지고 4명은 사형당한 사건이다.

당시 공군은 불법으로 실미도 부대원 31명을 모집해 3년4개월간 실미도에서 가혹한 훈련과 비인간적 대우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1970년대 초 남북 화해 분위기로 부대원들의 북파 임무가 취소되면서 정부는 기간병들에게 훈련병들을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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