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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살리는 '작은 실천'… 시민과 함께 '버림의 미학'

김준석
김준석 기자 joonsk@kyeongin.com
입력 2024-08-13 21:04

친환경 도시 구현… '리사이클' 앞장서는 수원시


'탄소중립 피부에 와닿게' 44개동 찾아가는 설명회
연립주택옆에 '자원순환역' 배출 지도 인력 배치도

30인이상 행사 다회용컵 원칙 작년 2만4천개 사용
스포츠 경기장·장례식장 등 일회용품 줄이기 촉진

폐건전지·종이팩 교환-공병 현금화 '쓰테크' 쏠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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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것은 내일로 미뤄도 될 걱정이 아닌, 당장 해결해야만 할 과제라는 점을 최근 이례적으로 이어지는 무더위가 명확히 암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게 '자원순환'이란 목소리가 크다. 유용한 자원은 잘 모으고 올바른 재활용 분리배출로 자원 재활용의 선순환을 확대하는데 모두가 힘을 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원시도 자원 순환형 친환경 도시 구현을 목표로 자원재활용 활성화 노력과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정책들을 펴고 있다. 이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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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평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통장협의회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자원순환정책 설명회'가 열려 참석자들이 팸플릿을 들어 보이고 있다. /수원시 제공

■ 찾아가는 자원순환 설명회…'지구찾기' 나선 수원시


지난 8일 오후 수원시 평동 행정복지센터 강당에 50명의 통장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회의 책상 위에는 분리 배출과 유용 폐자원 교환, 탄소중립 포인트 가입 등의 친환경 실천 방법을 알려주는 홍보물이 놓여 있었다. 곧바로 탄소중립과 자원 순환을 주제로 한 강의가 시작됐다.

강의에 나선 탄소중립 전문 강사는 "이대로라면 100년 뒤면 인천공항이 잠길 수 있다"거나 "사과 산지로 옛날에는 대구가, 지금은 충주가 유명하지만 앞으로는 더 북쪽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기후변화를 피부에 와닿게 설명했다. 이어 탄소중립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수원시의 정책과 주민이 직접 실천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소개했다.

수원시는 올해 44개 동에서 '찾아가는 자원순환 정책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주민자치회나 통장협의회 등 단체원을 대상으로 자원순환의 필요성과 주민의 참여가 절실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다.

지난해 90회의 설명회가 진행돼 2천600여명이 재활용 활성화 사업과 올바른 폐기물 배출법 등을 상기하는 기회를 가졌다. 올해는 구별 한 동씩 전문강사의 강의와 동별 자율설명회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자원순환을 적극적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자원순환을 위한 노력은 주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자원순환역'도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세류2동 한 연립주택 옆에 설치된 자원순환역이 대표적인 곳이다. 세류2동 자원순환역에는 종량제 봉투와 음식물 쓰레기는 물론 병, 캔, 투명페트병, 일반플라스틱, 비닐, 스티로폼, 종이, 옷 등 폐기물을 버릴 수 있는 곳이 명확하게 구분돼 있다.

폐기물을 어떻게 버려야 할지 잘 모를 때는 현장에 배치된 자원순환역 관리 인력이 정확히 알려주기도 한다. 2~3층 규모 주택가 골목 끝에 위치한 자원순환역은 여느 공동주택 단지 내 배출 장소보다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원래 이 장소는 쓰레기 불법투기 때문에 몸살을 앓던 곳이었다. 조그마한 자투리 공간에 무분별하게 투기된 쓰레기들이 쌓여 인근 주민들은 오랜 세월 창문을 닫고 살았다고 한다.

오랜 고통 끝에 2년여 전, 자원순환역이 설치되면서 마을의 변화가 시작됐다. 폐기물을 버릴 곳이 정해지고, 정확하게 분류해 버리는 습관이 쌓이면서 마을이 전체적으로 깨끗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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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협약을 맺은 수원KT위즈파크에서 이재준 수원시장과 관계자들이 다회용기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일회용품→다회용기' 작은 경험 모여 큰 변화


자원순환을 위한 노력의 기본은 일회용품을 적게 사용하는 것이다. 1인 가구와 배달 소비가 확산하면서 폭발적으로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는 일회용품을 줄이는 것은 탄소중립 실천의 첫걸음이다. 이에 수원시는 공공기관과 함께 일회용품 줄이기에 적극 앞장서고, 다회용품 사용을 늘리는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

우선 수원시의 축제와 행사, 회의 등을 진행할 때 다회용품 사용을 적극 장려하는 것이 눈에 띈다. 수원시 실무 부서에서 30인 이상 규모의 행사를 추진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다회용컵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난해 67회의 행사에서 2만4천여개의 다회용컵을 사용했고, 올해는 7월 말까지 62회의 행사에서 7천여개를 사용함으로써 일회용컵 사용을 저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스포츠 경기장과 장례식장 등 일회용품 사용이 일반적이었던 다중이용시설에서도 다회용기 사용이 촉진되고 있다.

프로야구 수원 연고 구단의 홈구장인 KT위즈파크 내 8개 매장이 지난해 63경기에서 13만여개의 다회용기를 사용했고, 올해는 9개 매장으로 확대돼 상반기에만 11만여개의 다회용기를 활용했다. 장례식장인 수원시연화장에서도 지난 2022년 10월부터 다회용기를 사용하도록 유도해 일회용품을 줄이는 것은 물론 조문객들이 다회용기를 경험하는 기회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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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권선구 세류2동 자원순환역에 배치된 관리자가 주민에게 분리배출을 지도하고 있다. /수원시 제공

■ "잘 버리면 돈 됩니다!" 유용한 생활 폐자원


지구를 살리는 자원순환은 가계에 보탬이 되기도 한다. 폐건전지와 종이팩을 잘 모았다가 생필품으로 교환 받는 것이 그렇다.

폐건전지는 잘 처리하는 것이 중요한 품목 중 하나다. 그냥 매립하면 리튬이나 카드뮴 등의 중금속이 유출되거나 부식돼 환경 오염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잘 모아서 재활용하면 철이나 아연, 니켈 등 유가성 금속을 활용해 다시 장신구나 철강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유용한 자원이다.

수원시는 44개 동 행정복지센터와 자원회수시설, 수원체육문화센터에서 20개의 폐건전지를 새 건전지 1세트(2개)로 교환해준다. 폐건전지류를 종량제 봉투로 혼합시 크고 작은 화재의 원인이 되므로 꼭 별도 수거함에 배출해야 한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천연 펄프를 주원료로 만드는 포장재 종이팩은 화장지로 교환해주는 품목이다.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우유, 주스, 두유, 주류 등이 담겼던 종이팩 1㎏을 화장지 1롤로 바꿔준다. 안에 알루미늄 포일이 있는 종이팩도 가능하다. 특히 혼합하기 쉬운 종이류와 종이팩은 분리 배출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종이팩은 고급화장지나 냅킨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고, 종이류는 다시 종이로 활용되기 때문에 혼합 배출하면 재활용이 어렵다.

빈 용기 보증금 제도로는 공병을 현금화할 수 있다. 사용된 빈 병을 회수하고 재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제품 가격에 미리 보증금을 포함시켰다가 반환 시 돌려주는 제도다. 제품을 취급하고 있는 슈퍼나 대형마트 등 소매점에서 한 병당 100~130원을 쳐준다. 빈용기 정면 또는 측면에 재사용 표시가 있는 경우만 보증금 환불이 가능하며, 유리 분리배출 표시가 있는 경우는 대상이 아니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탄소중립의 완성은 시민 참여"라며 "플라스틱을 줄이고 재활용품을 분리배출하는 우리의 일상적인 노력이 탄소 배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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