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을 건져 올려, 특별한 내가 되는 시간
30인승 '단테호'·10인승 '홀리데이·코스모스호' 운항… 서해 낙조 '붉은 감동'
마리나항 수십대 정박 이국적 풍경에 체험객들 "인천에 이런 곳 있을줄 몰랐다"
1인당 3만~6만원 매 정시에 출항·시민은 20% 할인… 이완명상 등 패키지 추천
럭셔리, 호화로움, 영화 속 주인공들이 홀로 즐기는 모습…. '요트'하면 흔히 떠오르는 이미지들이다.
부유층의 전유물로 인식된 요트가 이색 관광상품으로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수도권에서 차로 30분~1시간 거리에 위치한 인천 중구 왕산마리나(왕산마리나길 143)에 있는 '현대요트'를 찾아가면 이색 요트 체험을 즐길 수 있다. 현대요트는 지난 2021년 인천관광공사의 '웰니스 관광 힐링 명소'로 지정됐다.
아직 늦더위가 가시지 않았지만 처서가 지난 지금은 요트 체험의 적기로 볼 수 있다.
■ 붉은 노을과 윤슬…서해 한가운데서 낭만을
주말인 지난 24일 현대요트를 직접 타보기 위해 왕산마리나항을 찾았다.
마리나항 일대에 정박돼 있는 요트 수십여 대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마치 해외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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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가 정박해 있는 인천 중구 왕산마리나 선착장 풍경. 2024.8.24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
현대요트가 제공하는 요트의 종류는 크기별로 세 가지다. 현대요트가 가장 최근에 도입한 단테호는 2개의 배를 붙여놓은 쌍동선 형태로 승선 인원이 최대 30명으로 가장 많다. 크기와 규모가 가장 큰 만큼 작은 배보다 흔들림이 적다. 단체 모임과 이벤트, 파티, 워크숍 등에 적합하다.
승선 인원이 최대 10명인 홀리데이호와 코스모스호는 '세일링 요트'다. 단테호보다 크기가 작아 소규모로 이용하기 좋다.
세일링 요트는 바람을 타고 움직인다. 엔진을 이용해 먼 바다로 이동한 뒤 엔진을 끄고 항해한다. "흰 천과 바람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다"는 드라마 '꽃보다 남자' 속 명대사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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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요트 단테(카타마란 요트) 전경. 2024.8.24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
이날 기자가 탑승한 요트는 '단테호'였다. 서해의 묘미는 아무래도 '일몰'이 아니겠는가. 서해 낙조를 보기 위해 오후 6시 요트를 선택했다. 이날은 일몰 시간대에 맞춰 6시 20분께 출항했다.
단테호는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있다. 내부 공간으로 이뤄진 1층엔 화장실과 냉장고, 침실 등 고급 호텔 못지않은 다양한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바다를 한눈에 담기 위해 요트의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에는 넓은 테이블과 함께 10명 이상이 앉을 수 있는 소파가 마련돼 있었다. 함께 탄 일행들은 모두 소파에 앉아 바다 전경을 감상하고 있었다.
저녁 노을이 짙어가는 시간, 요트가 서서히 계류장을 떠났다. 육지에서 조금 벗어났을 뿐인데, 지금껏 보던 풍경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펼쳐졌다. 붉은 노을에 비친 윤슬이 연신 탄성을 자아내게 했고, 불어오는 바람과 잔잔하게 일렁이는 파도가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듯했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잔잔한 음악은 낭만을 더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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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요트 단테(카타마란 요트) 내부. 2024.8.24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
이날 요트에서 만난 일행들은 가족 단위, 연인, 친구 등 유형이 다양했다. 탑승객들은 저마다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직장 동료들과 함께 인천으로 여행을 왔다는 심모(50)씨는 "인천에 온 김에 무언가 특별한 걸 해보고 싶어 요트체험을 신청했다"며 "서울 근교에서 바다를 볼 수 있는 데가 인천인데, 이렇게 요트 위에서 보니 바다가 더 넓어 보인다. 저 멀리 섬도 보여서 더욱 매력있다"고 말했다.
연인과 함께 온 강지영(34)씨는 "인스파이어에 왔다가 지나가는 길에 요트체험 입간판을 보고 재밌겠다 싶어서 한번 타보러 왔다"며 "탁 트인 곳에서 일몰을 보니 너무 좋다. 평소랑은 정말 다른 경험"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천에 이런 곳이 있을 줄은 전혀 몰랐다. 지나다 우연히 발견했는데 너무 만족스럽다"고 했다.
요트에 혼자 탑승해도 무리는 없다. 김경현 현대요트 과장은 "홀로 요트를 탄 남성분께서 바다를 바라보며 눈물을 보인 적이 있다. 체험이 완료된 이후 속이 너무 후련하다며 감사의 인사를 남기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마음이 복잡하거나 심적 안정이 필요한 분들에게 요트를 추천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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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요트 단테(카타마란 요트) 탑승객이 일몰을 바라보고 있다. /현대요트 제공 |
■ 명상, 프러포즈, 바캉스까지…이렇게 예약하세요현대요트의 요트체험 프로그램은 일반 운항과 단독 운항(프라이빗 투어)이 있다. 일반 운항은 40분·60분 운항으로 나뉘고, 가격은 한 사람당 3만~6만원이다. 인천 시민은 20% 할인된다.
요트 운항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일몰시간(7시)까지다. 요트는 매 정시 출항하며 일몰 운항은 일몰 시간에 따라 출발시간이 변경될 수 있다. 현대요트 홈페이지 등에서 온라인으로 사전예약하는 게 좋고, 현장 예매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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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요트. /현대요트 제공 |
조금 더 특별한 요트체험을 경험하고 싶다면 '패키지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현대요트는 '바캉스 패키지' '프러포즈 패키지' '요트 웰니스 프로그램(요트 니드라)' 등을 운영하고 있다.
바캉스 패키지는 여름에만 한정적으로 운영한다. 요트에서 바캉스를 즐기는 프로그램으로 오는 9월1일을 끝으로 종료한다. 해상에서 4시간 정박하며 요트 외에 워터슬라이드, 패들보드(SUP), 대형튜브 등 해상 액티비티를 함께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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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요트. /현대요트 제공 |
현대요트가 지난해 시작한 요트 니드라는 요트 위에서 오감을 자극하는 요트 이완명상 프로그램이다. 나만의 아로마 오일을 만들고, 세일링 요트에서 명상하는 시간을 갖는다. 총 90분 코스로 이뤄지는데, 명상을 돕는 내레이션 오디오와 함께 바다 내음과 파도 소리에 집중하다 보면 신체와 정신을 이완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요트 니드라 프로그램 이용 요금은 2인당 16만원이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