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까지 실학박물관 15주년 연합전
공통 주제로 7곳 참여, 각각의 매력 선사
시민에게 문화 예술의 가치와 의미 공유 |
실학박물관 개관 15주년 기념 연합전 '다산 정약용과 한강' 개최와 관련해 참여 뮤지엄들과 이석균 경기도의원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24.9.1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
신박한 '기획'이 탄생했다. 그동안 많은 이들이 공감했지만 선뜻 발걸음을 떼지 못했던 프로젝트였다. 하나의 공통된 주제 아래 7개의 공·사립 뮤지엄들이 뭉친 '연합전'은 보다 특별한 전시와 문화행사로 꾸며질 예정이다.
실학박물관 개관 15주년 기념 연합전은 실학박물관, 남양주시립박물관, 서호미술관, 한강뮤지엄, 모란미술관, 우석헌자연사박물관, 프라움악기박물관이 참여한다.
이들 뮤지엄은 저마다의 특색을 가지고 있다. 관람객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부분부터 체험 방식까지 각자의 개성이 넘치는 곳들로 '다산 정약용과 한강'이라는 주제를 내년 3월까지 다채롭게 풀어내게 된다.
이번 연합전의 의미에 대해 한국희 우석헌자연사박물관장은 "공립뮤지엄과 사립뮤지엄은 설립의 주체가 누구냐인 것만 다를 뿐, 같은 일을 하는 곳"이라며 "공립과 사립이 만났을 때 나오는 시너지에 대해 고민하고, 시민분들에게 좋은 가치와 콘텐츠를 나누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 관장은 "연합이라는 것은 공간과 콘텐츠, 아이디어가 융합돼 확장되는 건데, 같은 생각을 가지고 가는 부분이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단일성으로 끝나지 않고 발전될 수 있다면 엄청난 자원이 되는 동시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필국 실학박물관장은 "짧은 시간에 공동의 목표를 향해 간다는 것이 어려울 수 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신뢰가 쌓이면 지역사회나 예술계 전반에도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감을 전했다. 김 관장은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실학의 현재적 가치와 동시대성이다"며 "과거에 머물러 있는 실학이 아니라, 당면한 문제를 조금씩이라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의 한 커다란 축이 이 사업"이라고 밝혔다.
먼저 서호미술관의 '다산, 강따라 마주하다'는 전시를 통해 두물머리에서 북한강과 남한강이 하나의 강으로 합쳐져 한강으로 흐르는 지점을 주제로 풀어낸다. 한강의 풍광을 빛으로 재해석한 정정주 작가, 한강을 노래한 정약용의 시에서 텍스트를 재해석한 고산금 작가, 정약용이 사물을 바라본 시선을 아날로그적 방식으로 보여주는 신형섭 작가, 정약용의 '하피첩'을 중심으로 책과 기록을 빛으로 재해석한 강애란 작가가 참여한다.
한강뮤지엄은 '열수(정약용이 한강변을 지칭했던 말)'와 '아언각비(정약용이 1819년 저술한 서적)'로 정약용의 생각과 지혜를 재조명한다. '타라탁탁- 열수의 꽃, 정약용의 아언각비'라는 제목의 특별전은 열수를 통해 한강에 대한 정약용의 애정을, 아언각비를 통해 현대인의 말과 정보에 대해 짚어보며, 실외전과 실내전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이 전시에서는 정현·두민·308 Art Crew·한진수·김홍식·김태호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실학박물관에서는 '정약용과 한강, 두강에서 만나자' 특별전으로 정약용의 유물과 예술작품의 컬래버레이션 전시를 준비하며, 모란미술관은 정약용의 기예론에 담긴 정신을 현대 미술교육 이론으로 해석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입체 미술 공모전을 마련한다. 우석헌자연사박물관에서는 광물과 화석, 암석 채취 자료를 바탕으로 '문학자 다산', '과학자 다산', '정약용 초상화 그리기' 등 3종의 역사·과학 융합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프라움악기박물관에서는 '음악이 흐르는 한강'이라는 문화행사로 야외 오페라 공연과 한국 가곡 공연을, 남양주시립박물관에서는 '정약용 문화제' 기간 동안 가족 관람객을 대상으로 교육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공·사립 뮤지엄들의 연합전은 단순히 하나의 주제를 공유하는 것을 넘어 문화예술의 가치와 의미를 공유하는 것이다. 지역에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오던 뮤지엄들이 한 데 모여 시민들에게 풍부한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는 데서 이번 연합전은 어떤 식으로든 고무적이다.
이번 기획을 함께 만들어 낸 이석균 경기도의원은 "이미 각 기관의 전문성은 충분하다. 이를 어떻게 관람객들과 연결하느냐가 고민인 지점"이라며 "유쾌한 박물관들의 반란을 꾀해보고 싶다. 회가 거듭될수록 이것이 하나의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해 뮤지엄들의 진면목을 보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