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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클러 비극' 부천 화재참사… 인천 숙박업소 90%도 '안전 사각'

이상우
이상우 기자 beewoo@kyeongin.com
입력 2024-09-01 19:59 수정 2024-09-01 21:00

전체 1230곳 중 138곳에만 설치
강화는 130곳 중 2곳에만 있어
"비용만 수천만원… 여력 없다"

당국, 소화기·완강기 등 점검 강화

 

인천 남동구의 한 숙박업소 천장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다.  스프링클러는 화재 초기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인천 지역 숙박업소 10곳 중 9곳에는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4.9.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 남동구의 한 숙박업소 천장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다. 스프링클러는 화재 초기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인천 지역 숙박업소 10곳 중 9곳에는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4.9.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부천 숙박업소 화재에서 피해가 커진 이유 중 하나로 스프링클러 미설치가 꼽힌다. 이 화재를 계기로 소방당국이 인천지역 숙박업소(호텔·여관·펜션 등)를 조사해 보니 10곳 중 9곳에는 스프링클러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소방본부는 최근 인천지역 숙박업소 운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1천230곳 중 138곳(11.2%)에만 스프링클러가 설치됐다. 인천 강화군의 경우 등록 숙박업소 130곳 중 2곳에만 스프링클러가 있었다.

소방법에는 층수와 관계없이 숙박업소 바닥 면적의 합이 600㎡ 이상인 경우 일반 스프링클러를, 300~600㎡이면 간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명시돼 있다. 하지만 2022년 12월 이 규정이 시행되기 전에 지어진 숙박업소는 일정 규모 이상에만 스프링클러가 설치됐다. 다수 숙박업소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은 이유다.



소방법에 숙박업소의 스프링클러 설치가 명시된 것은 1981년으로, 당시에는 건물 11층 이상에만 설치하도록 돼 있었다. 2005년에 11층 이상 건물 전층에 설치하도록 의무화됐으며, 2018년 1월에는 '6층 이상 숙박시설 전층 설치'로 법이 개정됐다.

스프링클러는 화재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물을 뿌려 초기 진화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최근 발생한 인천 청라국제도시 전기차 화재, 부천 숙박업소 화재 때에도 스프링클러가 가동됐다면 피해가 줄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인천 부평구에서 20년 넘게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김모(53)씨는 "전층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려면 수천만원이 드는데 여력이 없다"며 "공사 기간 영업을 하지 못한 데서 발생하는 손실 부담도 크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기존 숙박업소에 당장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화재 안전 점검을 강화해 사각지대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소방본부 예방안전과 관계자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불시 점검을 진행해 숙박시설의 화재 안전관리 실태를 파악하려고 한다"며 "스프링클러가 없는 숙박업소에 대해선 소화기 비치 여부, 완강기, 비상구 조명 관리 정도를 주의 깊게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상우기자 beewo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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