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명망 사업가, 회장으로 추대
'온라인 사행성 게임' 수익 약속
수개월만에 돌연 수당지급 중단
고문·모집책·회장, 책임 공방만
"가족·지인 투자금 1000% 받아가"
비대위 "원금도 못받아 고발할 것" |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온라인 사행성 게임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고 배당금을 챙겨주겠다며 일종의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집한 일당으로부터 수백여명이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배당금은커녕 투자 원금조차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며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수원을 비롯한 경기·인천지역에서 속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3월25일 수원시 영통구 소재 한 LED 사업장 대표 A씨는 동업자 B씨, C씨와 함께 사업을 시작하겠다며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앞서 지난해 12월 사업의 고문을 맡은 B씨는 AI 프로그램을 이용해 온라인 사행성 게임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며 투자자 모집책 C씨와 사업을 공모했다. 이들은 투자자를 안정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수원에서 수년간 사업체를 운영하며 지역사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A씨를 끌어들여 회장으로 추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들은 투자금의 2%를 평일에 매일 수당으로 지급하겠다며 3개월 간 수원·파주·인천·서울 등지에서 무려 900여 명의 투자자를 모집했다. 이 과정에서 주변 사람을 끌어들일 경우 더 높은 수익을 주겠다는 이른바 다단계 방식을 적용, 짧은 시간에 회원수를 급속도로 늘렸다.
투자자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방에는 연일 인천 남동구와 미추홀구 등 사행성 게임장에서 수익이 나고 있다는 인증사진이 올라왔고, 실제 배당금이 지급되기도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지난 6월말 A씨 등은 회사 사정이 어렵다며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수당 지급을 멈췄다. 투자자들은 투자 원금이라도 돌려달라는 입장이지만, A씨 일당의 책임공방 속 원금 회수도 못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총괄 모집책 C씨는 회장인 A씨가 사업비를 대지 않아 피해가 발생했다며 A씨가 투자금을 투입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A씨는 게임 사업을 진행한 B씨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투자금으로 모은 35억여 원 중 24억여 원은 이미 C씨를 비롯한 소수의 초창기 투자자들의 수당으로 지출돼 '폰지사기'와 유사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C씨와 그의 배우자, 지인 등 초기 투자자들이 투자금의 700~1천%까지 받아갔다"며 "B씨와 C씨가 명의만 빌려 갔을 뿐 나도 피해자"라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한편, 피해자들은 채권단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A씨 일당에게 투자금 상환을 요구하고 있으며, A씨를 상대로 법적 소송도 예고하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원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가 581명에 달하고 피해액만 수십억원"이라며 "계속해서 상환 의사를 보이지 않을 시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