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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숨겨진 독립史 수면위로… '1923 간토대학살' 공동연출 김태영·최규석 감독

이영선
이영선 기자 zero@kyeongin.com
입력 2024-09-04 20:58 수정 2024-09-04 21:00

광복절 개봉… "봐주신 분들 모두 독립군"


"우물에 독 풀었다"며 조선인 몰살
'철사로 묶인 시신' 사진 한장 계기
1만 관객 동원… 내년 일본서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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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 간토대학살'을 공동연출한 김태영(오른쪽)·최규석 감독은 "은폐된 진실을 드러내고 대한민국의 독립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영화를 제작했다"고 강조했다. 2024.9.4 /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

"'1923 간토대학살' 영화를 봐주시는 분들이 시민독립군입니다."

지난 1일 간토대학살 사건이 101주기를 맞은 가운데 이를 주제로 한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 '1923 간토대학살'이 광복절인 지난달 15일 개봉됐다.

간토대학살은 일제강점기인 1923년 9월1일 간토 대지진 직후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일어난 일본 정부와 민간인 등이 조선인을 대상으로 벌인 무차별적 대량 학살 사건이다.

1923 간토대학살을 공동연출한 김태영(65)·최규석(44) 감독은 "은폐된 진실을 밝히고 대한민국의 독립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영화를 제작했다"고 강조했다.

영화 1923 간토대학살은 시신들이 철사로 묶인채 거리에 방치된 사진 한장에서 시작됐다. 영화에서는 간토대지진 후 중국에서 급파된 영국의 로스 장교가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간토대학살 사진이 최초로 공개됐다.

김 감독은 "시신들이 철사로 묶인 사진을 제보받고 충격을 받아 은폐된 사건의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다"며 "역사 다큐멘터리를 많이 제작했지만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숨겨진 거대한 빙산인 간토대학살이라는 사건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최 감독도 "영화를 제작하면서 우리의 선조들이 피해자인 사건임에도 그동안 왜 몰랐는지 부끄러움을 느꼈다"며 "77일간 200회차 이상 촬영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도 일본을 오가면서 촬영했고, 일본 시민단체의 도움을 받아 일본 연구기관을 찾아다녔다"고 덧붙였다.

특히 1923 간토대학살은 지난달 14일 경기도청과 27일 도청 북부청사에서 특별 상영된 바 있다. 두 감독은 경기도에서의 특별 상영이 변곡점이 됐다고 밝혔다.

최 감독은 "개봉 당시에는 흥행과는 거리가 멀고 최악의 상황이었다"며 "경기도청 상영 이후 도내 상영관이 늘어나고 공동체 상영 등 도민들의 관심도 늘었다. 특별 상영일 저녁, 김동연 경기도지사에게 영화를 경기도에서 많이 홍보하겠다는 문자 메시지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개봉한 영화는 전국 25개 상영관에서 1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제작진은 해외에도 간토대학살 사건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감독은 "내년 3월 일본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다. 현재 도쿄, 오사카, 교토, 나고야 등 25개 상영관을 확보했는데 꿈의 숫자"라며 "오는 11월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특별시사회를 진행할 예정이며 12월 초에는 독일 베를린에서도 상영회가 예정돼 있다. 최종 목표는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상영하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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