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속 김·사과 등 1~3만원대 인기
“캔햄 세트도 괜찮은 구성으로 사려면 5만원은 족히 드네요.”
10일 수원시 내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33)씨는 마트에 비치된 다양한 선물세트 구성을 보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5만원 미만으로 살 수 있는 선물세트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며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아 대형마트를 왔는데, 온라인도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추석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형마트를 포함한 유통채널이 추석 선물세트 본판매에 돌입했다. 고물가 장기화에 올 추석 또한 가성비를 앞세운 선물 세트가 대형마트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국내 대형마트 3사와 현대백화점, 쿠팡 등 e커머스 채널들이 막바지 추석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불황 속 올해 추석 선물세트 키워드는 단연 ‘실속’이다. 몇해 전만 하더라도 대형마트는 실속, 백화점은 최고급 위주로 선물세트를 구성했으나 올해는 대형마트뿐 아니라 백화점 또한 저가 선물세트를 속속 내놓는 추세다. 올해 추석 상여금을 주는 기업이 2곳 중 1곳이 채 안 될 정도로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의 살림이 팍팍한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대형마트들은 지난 7일부터 2024년 추석 선물세트 본판매에 돌입했다. 지난달 진행한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 기간 동안 5만원대 이하 실속형 선물세트 판매가 두드러진 점을 반영, 실속형 세트 품목을 늘렸다.
롯데마트는 1만원대 내외 초저가 선물세트를 내놨다. 지난달 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진행한 사전 예약 판매에서 3만원 미만의 가성비 선물세트 매출이 전년 대비 50%가량 급증해서다. 1만원대 상품은 김세트, 양말세트, 견과세트 등이다. 명절 선물로 인기인 캔햄, 참치캔 선물세트는 가격이 4만9천900원~5만9천800원 수준이다.
홈플러스는 추석 선물세트의 80%를 5만원 이하로 구성했다. 앞서 진행한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고객 구매 패턴을 분석한 결과다. 이마트는 사과 등 신선식품 선물세트를 저렴하게 내놨다. 작년 추석 ‘금사과’로 불린 사과는 올해 작황이 좋아 가격이 내린 여파다. 사전 예약 매출에서도 사과세트 매출이 전년보다 33% 신장하면서 본판매에서도 동일하게 3만9천900원에 판매 중이다.
유통업계가 다양한 선물세트를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은 가격 비교에 한창이다. 동일한 제품이어도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서다. 예컨대 수원시 내 한 대형마트에서는 200g짜리 스팸 클래식 6개와 동일한 용량의 스팸 라이트 3개로 구성된 선물세트를 5만1천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200g 캔햄 1개당 가격은 5천767원꼴이다. 해당 마트에선 동일한 용량의 캔햄 6개 세트(클래식 3개·라이트 3개) 상품을 2만6천490원에 판매중이다. 캔햄 1개당 가격은 4천415원 상당. 선물세트 속 캔햄과 개당 1천원 이상 차이가 난다.
이날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이모(38)씨는 “포장 값을 감안하더라도 세트 가격이 비싼 건 사실”이라며 “심지어 동일한 선물세트도 가격이 제각각이다 보니 손품·발품을 팔아야 저렴하게 살 수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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