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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학생 많은 마을에 갱생보호시설 절대안돼"

이종우
이종우 기자 ljw@kyeongin.com
입력 2024-09-10 19:16 수정 2024-09-10 19:21

광주 곤지암읍 수양4리 가보니

'건립 반대' 현수막 곳곳에 설치
주민들 "도로·쉼터·산책길 등
출소자와 함께사용 불안"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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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곤지암읍 수양4리 마을 입구에 갱생보호시설 건립 추진 반대 현수막이 걸려있다. 2024.9.10 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

"여성과 학생들이 있는데 마을 입구 근처에 출소자 갱생보호시설이라니 절대 안됩니다."

최근 찾은 광주시 곤지암읍 수양4리. 전형적인 농촌 전원마을이지만 마을도로는 '갱생보호시설(이하 갱생시설) 건립 추진 반대' 현수막(8월30일자 6면 보도=곤지암읍에 또… 법무보호대상자 교육시설 추진 분통)으로 뒤덮여 있었다.

경춘국도변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마을 입구부터 갱생시설이 들어설 부지까지의 거리는 90m, 주민들 주거지까지는 100m다. CCTV는 물론 대부분 주택에 대문조차 없는 주민들은 갱생시설이 들어서면 출소자들과 같은 도로, 버스정류장 등을 이용해야 한다.



또 마을 입구부터 갱생시설 입구 주변까지에는 주민들이 애용하는 무궁화동산 쉼터가 있으며 3㎞가량의 무궁화산책길도 조성돼있다. 이곳 역시 갱생시설을 드나드는 출소자들이 사용할 수 있어 안전 위협 등 주민들의 불안과 우려가 큰 상태다.

이수익(71) 반장은 "91가구 177명 주민 중 여성이 71명, 7~20세 학생이 15명이다. 학생들이 아침 저녁으로 이용하는 마을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갱생시설까지 100m도 안된다. 도로는 물론 쉼터, 산책길 등도 함께 사용해야하는데 여성·학생들이 어떻게 안심하고 살 수 있는가. 불안하기 짝이 없다"고 호소했다.

주민 김영순(87)씨는 "갱생시설 건립 부지는 가옥 2채 부지로, 한 곳은 가정집이었고 다른 한 곳은 2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한 집이었다. 식당 주인에게 왜 집을 팔았냐고 묻자 '건축회사 설계사무실이 들어온다고 해 팔았다'고 해서 동네 사람들은 그런 줄 알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우상열 이장은 "수양4리는 중앙도로 길을 따라 형성된 마을로 대문조차 만들지 않고 살고 있는 조용한 마을이다. 그런데 주민들 안전을 위협하는 갱생시설 건립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주민들의 행복권을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다. 주민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은 2016년 수양리 지역에 갱생시설 건립이 무산된 후 2022년 1월 이 일대 2필지를 매수, 갱생시설 건립을 재추진 하고 있다.

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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